남면 양지마을에서 참죽나무를 재배하는 임창동 농민, 배경의 저 푸른 잎사귀는 모두 참죽나무다
남면 양지마을에서 참죽나무를 재배하는 임창동 농민, 배경의 저 푸른 잎사귀는 모두 참죽나무다
임창동 농민은 ‘유튜브’에 올린 ‘청산유수농장’의 영상 때문에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강사로 초빙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달 청양군에서 강의한 모습
임창동 농민은 ‘유튜브’에 올린 ‘청산유수농장’의 영상 때문에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강사로 초빙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지난달 청양군에서 강의한 모습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팬데믹을 바탕에 깔고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진 긴 장마와 최근 연이은 태풍까지 갈수록 눈앞이 깜깜해진다. 제때 햇빛을 보지 못한 과일은 당도가 떨어진다며 울상이며, 여러 농작물 가격은 폭락과 폭등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이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이 어려운 시국에서도 묵묵히 참죽농사를 지으며, 최근엔 청양군농업기술센터로 ‘농업인이 이야기하는 국내산 참죽 생산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 농민이 있다. 남면 양지마을 임창동 농민. 1957년생인 그가 농사를 시작한 건 지난 1992년, 고향으로 귀향해서부터였다.
“여러 농사로 시행착오 겪다가 참죽농사 지은 지 이제 15년 돼 간다. 처음엔 농사의 농자도 몰랐지. 고향은 여기 남면 양지지만 서울서 학교 다니다가 직장생활을 했다. 송전선로 작업, 주로 전기공사일을 해왔다.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귀향 전에는 광양제철소, 현대제철소에서 일하다가 92년도에 고향 왔는데 농사가 정말 어려워서 눈물 쏙 뺐다” 그의 말이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들은 ‘e-비지니스’ 수업이 본격 농사의 시작

남해의 주 농업이 마늘과 시금치였는데 그걸 직접 해보니 너무 손이 많이 가고 어려워서 초보 농사꾼이 짓기는 어렵겠다 싶어 고민하던 찰나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1년짜리 교육이 있어 참여한 게 본격 농사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임창동 씨.
그는 “우수 농가 견학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그 농부에게 얻을 수 있었던 게 좋았다. ‘e-비지니스’라는 수업답게 스마트폰을 농사에 적용시키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때 배운 게 농사에 도움이 많이 돼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등 그때 다 시작했다. 1년간 교육을 받다 보니 배운 게 참 많다 싶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 ‘청산유수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도 올리게 되었는데 사람일 모른다더니, 그게 이번 청양군 농업기술센터에 참죽 강의 초대강사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 여성농업인도 혼자 할 수 있는 참죽재배

임창동 씨는 초기 3년간을 여러 농사를 지으며 시행착오를 겪고 그걸 통해 생각하고 느끼면서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작물은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 참죽나무, 참가죽나무였다고 한다. 그는 “마늘과 시금치에 비해 일손이 적고 관리가 수월했다. 제일 중요한 게 판매인데 참죽나무는 전량 서울가락시장으로 전량 수매가 되니 별도로 광고할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수매가도 시세를 많이 타는 농산물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과수나무는 수확 전까지 농약 살포가 잦은데 참죽의 경우는 새순 올라오는 걸 팔기에 농약살포를 할 수도 없고, 병충해가 없는 건 아닌데 병충해발생시기가 참순 수확이 다 끝나는 6월 이후다 보니 6~7월에 한두 번만 병충해 방제를 하면 되니 그 또한 나하고 딱 맞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나. 타 농사는 해마다 농약 치고, 퇴비 주고 다시 이랑 만들기를 반복하는데 이 참죽농사는 여성농업인도 충분히 혼자할 수 있다. 100세 시대라 하는데 많게는 80세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묘목 심고 로타리 작업하는 처음 1년간이 좀 힘들 뿐 한번 해두면 쭉 이어가기가 타 농사에 비해 수월하다. 퇴비도 3-4년 주기로 주면 좋은데 필수는 아니다. 단 거의 무농약이다보니 잡초관리가 좀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하면 편하게 농사 지을까’ 고민 위에 직장생활 노하우 더하기

“과거보다는 시대가 달라져 이제는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더 능률적으로 농사를 지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다. 직장생활 시절을 돌이켜보면 외려 농사가 훨씬 낫다. 일찍 일어나 출근해서 하나의 공사에서 실수했을 때 그 공사에 타격을 받는 일을 떠올려보면서 농사에서도 실수를 줄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실제 청양군에 강의할 때도 그런 이야길 자주 한다. 다들 직장생활하다가 귀촌, 귀농하려는 분들인만큼 자신이 해 온 분야의 노하우를 농사에 접목 시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며 임창동 그만의 사는 법을 들려준다. 건축, 전기, 용접을 다룰 줄 아는 그이기에 소규모 농기구도 직접 만드는 등 농기구 절반을 본인이 손수 만들어 쓰거나, 본인에게 맞게끔 개조해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로 대면 음식점의 타격이 특히 큰 것 같다. 그로 인해 농업도 어느 정도 연관되어져 타격이 있다보니 모든 게 저하되고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는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는 것이므로 우리 농민이 짓고 있는 농사에 전념해서 우수 농산물, 먹거리를 만들어 내면 나도 살리고 우리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농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분들이 농사현장을 보러 배우러 남해로 견학을 온다. 이는 농사와 관광, 체험이 이어지는 일이다. 이로써 다시 남해를 알린다. 앞으로도 소규모 견학과 관광농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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