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여름, 잃어버린 도전, 서핑으로 찾는다
잃어버린 여름, 잃어버린 도전, 서핑으로 찾는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0.09.04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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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태 서핑스쿨 대표…10월까지 가능한 서핑, 송정솔바람해변이 ‘경남 서핑 명소’
남해 송정솔바람비치 앞에 위치한 서퍼스쿨, 황원태 대표가 그의 반려견 ‘욜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해 송정솔바람비치 앞에 위치한 서퍼스쿨, 황원태 대표가 그의 반려견 ‘욜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이번 여름은 유독 상실감이 크다. 뭐 했다고 9월인가 반문하기 딱 좋은 요즘, 우리를 위로해 줄 남해 속 레저(leisure)로 무엇이 있을까.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가, 내 몸을 동력 삼아 오로지 파도에 몸을 맡기는 서핑, 그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을 안겨줄지 모른다. 남해 송정바다를 서핑 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황원태 남해서핑스쿨 대표를 만나고 왔다.

▲대표님 까맣게 아주 잘 익은 것 같다(웃음). 이번 코로나시국에도 서핑객들이 꽤 있었나보다=다행이었고 감사했다.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는 작년 8월, 완전 붐 일었을 시기보다는 반토막이었다고 해도 비교적 무사히 코로나19를 버텨온 것 같다. 일본에서 제일 처음 서핑을 접하고, 그대로 반해 2013년부터 남해로 와서 서핑을 했다. 처음엔 서핑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포인트 찾아 마니아 형태로 하려다 남해바다가 주는 뷰가 이뻐 우리만 즐기기 너무 아까웠다. 송정 솔바람 입구로 온 건 3년전이다. 이 건물은 송남마을번영회 소속이다. 임대해서 쓰고 있는데 주차장도 가깝고 서핑하기에 딱이다.

▲강원도 양양은 서핑성지로 유명하다. 파도도 좋지만 무엇보다 서울과 수도권 서핑객들이 오기 좋은 접근성 때문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제대로 보셨다. 유입 가능한 유동인구가 많고 서울-양양 고속도로까지 생겨 접근성이 좋다. 서울이건 지역이건 사람들은 놀거리를 계속 찾으니까. 그리고 기왕 놀 거라면 그 놀이를 자연에서 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실제 양양에는 서핑에 미친 젊은이들이 대거 이동해 여러 가게를 열고 분주하다. 사실 서핑에 파도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외려 초기 입문자에게 너무 큰 파도는 위험하고 배우는데 방해가 된다. 송정해변은 파도도 적당하고 딱 좋다. 다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핑존이 너무나 좁다. 수치상으론 해수욕객과 나눠쓰기 적당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 서핑해보면 보드 10개만 띄워도 좁고, 해수욕객과 부딪칠 정도로 좁고 ‘서핑존’ 바다 아래 배관이 있어 서퍼들이 발을 자주 다친다. 그만큼 좁다는 게 문제다. 바닷가 바로 앞에 ‘보드보관소’라도 있건 간단히 씻을 공간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없어 아쉽다. 송정해변 앞의 샤워장과 화장실은 마을 소유다 보니 성수기에만 오픈하고 사용할 수 있어 불편이 많다.

▲서핑은 언제까지 가능한가? 남해바다는 따뜻해서 더 강점이겠다=슈트를 입는 이유가 몸의 보온을 위해서다. 그만큼 따뜻한 바다일수록 서핑할 수 있는 기간도 길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핑스쿨은 3월부터 10월까지 연다. 3월은 솔직히 추워 서핑에 완전히 미치지 않고선 어려워 4월부터 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가진 보드는 20개다. 최대로 받아도 20명이란 셈이다. 그러나 강습자 1명당 최대 4명을 넘기지 않으려 한다. 송정은 일단 뷰가 끝장난다. 여기서 서핑하는 사람들 하는 말이 사진 찍는 맛이 좋다고 할 정도니 제주도보다 이쁘다. 스노우보드는 리프트가 필요하고, 레이크보드는 보트가 끌어줘야 하지만, 이 서핑은 오로지 내 팔과 어깨의 힘을 동력 삼아 보드 위에 몸을 싣는 자연과 하나 되는 레저다 보니 누구나 할 수 있고, 한번 하면 두 번 세 번 계속하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강한 액티비티다.

▲송정은 서핑, 옆동네 설리는 카약과 스노쿨링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거 뭔가 ‘해양관광’의 밑그림이 나오지 않을까?=하하하. 맞다. 상주엔 바나나보트가 있다. 기자님 말대로 상주는 바나나보트, 송정은 서핑, 설리는 카약, 이 얼마나 듣기만 해도 완벽한 ‘바다 액티비티’ 아닌가? 그런데도 이를 엮어 살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이 예쁜 풍경 속에 갇힌 고인 물처럼 변화가 참 어려운 곳이 이곳인 것 같다. 저도 군청, 체육회, 심지어 학교까지 다 찾아다니며 이야기해봤는데 다 좋다고만 할 뿐, 변화가 어렵더라. 송정과 설리 불과 2㎞다. 외지인들은 다 이곳 외국 같다고 좋아한다. 야자수 더 심어서 키우고 바닷가 입구나 모래사장에 광안리, 해운대 해변처럼 딱 봐도 포토존 같은 입간판 하고, 보드보관소 하나 두고 ‘서핑 전용 바다’로 입소문나면 ‘바다 그림’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남해에서 개발은 도로로 길 넓히고, 대형 건물 짓는 게 아니라 자연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화장실, 샤워실, 발 씻는 곳 등 기본적인 시설을 쓰임 좋게 설치하고, 곳곳에 자연과 잘 어울리는 포토존 두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맛집과 체험을 발굴하는 게 아닐까 감히 말씀드려본다.

(※남해서핑스쿨: 미조면 미송로 483  ☎ 010-5116-1883 황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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