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사냥꾼 최정민 대장
탄소사냥꾼 최정민 대장
탄소사냥꾼에 동참하는 군내 가게는 총 302곳에 달한다
탄소사냥꾼에 동참하는 군내 가게는 총 302곳에 달한다

나 하나 구하는 것도 어려운데 지구를 구하자니,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는 구호였다. 덜 먹고 덜 쓰고, 자동차 대신 걷고, 새로 사는 것보단 재활용율을 높이는 것, 모두 다 필요한 실천이었지만 솔직히 귀찮아서 외면했던 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감염증 확진자의 대거 발생으로 전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다시 코로나19초기 발발 상황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위기감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자연을 살리는 실천부터 해가는 것이 세계적인 재앙 속에서 살아남을 길이라는 외침도 함께 들린다. 남해바래지기부터 시작해 이제는 탄소사냥꾼으로 활동하면서 환경을 살리는 실천에 앞장서오고 있는 최정민 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소개를 부탁드린다=본래 캠핑을 너무 좋아했다. 2011년 남해로 귀촌 오기 전까지는 부산에서 살았는데 주말마다 자연이 좋아 산과 들로 캠핑 다니다가, 이럴 바엔 아예 자연 좋은 곳에 살면 그게 매일 기쁨이겠다 싶어서 남해로 귀촌하게 되었다. 남해에 오니 자연이 정말 좋았다. 이 좋은 자연에 굳이 해를 끼쳐서 되겠나 싶어서 자연농법으로 농사짓기를 시도했으나 나 혼자 농약 안 치고 비료 안 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연은 연결돼 있구나를 농사를 통해 배우게 되었고, 자연을 걸으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게 좋아 남해바래길도 걷게 되었다. 현재는 야간엔 청소노동자로 살고 낮에는 바래지기로 활동하면서 탄소사냥연합회 남해군지회 대장으로 활동하면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남해안남중권 유치를 위한다는데 그게 왜 중요한가?=유치위원회의 홍보분과 경남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사천시, 진주시 등 경남 5곳과 전남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구례군, 고흥군 등 전남 5곳, 총 10곳이 공동으로 유치하는 것으로 이는 196개국가급 장관급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회의다. 예전 여수세계박람회를 기억하실 것 같은데 이런 큰 행사와 비슷한 것으로 2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에서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가져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회의다. 10곳이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여행지 남해, 관광 남해를 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런던에서 열리기로 한 당사국총회가 1년 연기되면서 우리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도 탄소사냥꾼-우리가 지구를 구하자’는 스티커를 여러 식당과 가게서 보았다. 탄소사냥꾼 동참 물결이 와닿았다. 하게 된 계기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탄소사냥꾼’스티커 운동 역시 당사국총회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도 하다. 일종의 참여업체를 모집하는 셈이다. 개최가 확실해지면 이 업체들을 모아서 이들 업체가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일조하는지, 재활용휴지로 냅킨을 사용하거나 분리수거를 효과적으로 하는지 등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전국적으로 광고하면서 자연스레 ‘환경을 지키는 업체’로 알리고, 이를 통해 다시금 환경을 지키자는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하는 선순환을 꾀하고 있다. 현재 군내 320곳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음식쓰레기를 20% 줄이면 승용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왕복으로 왔다 갔을 때의 온실가스양만큼 줄이는 효과와 맞먹고 30년 된 소나무 세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는 걸 기억하며 자연 살리기를 실천해가고 있다.

▲긴 코로나 사태위에 폭염과 중부 54일, 제주 49일로 역대급 긴 장마에 최근 태풍까지 기후변화가 극심한 이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기후온난화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지구공동체에서 코로나19를 바라볼 때도 인간의 활동을 줄여야 하는 저생산시대에 도래했다고 본다. 시베리아 온도가 37도다. 사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업과 기업의 문제가 크다. 온실가스 배출 1위 산업분야는 제철, 시멘트 등 1차 금속산업(37.3%)이고 이어 화학(19%)과 정유산업 등이다. 이는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탄소세 문제와도 직결된다. 자동차 적게 타고 비행기 적게 타고 쓰레기 줄이고, 적게 먹고 적게 생산할 때 기후온난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유엔미래보고서를 참조하면 일자리, 환경, 먹거리 측면에서 미래를 예측하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이면 기후변화로 몰디브가 사라진다고 하고 40년간 해수면이 22㎝높아졌다. 얼음이 녹고 있다. 결국 고온다습한 기후속에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지금부터 생산을 더디게 하면서 기본소득과 병행하며 일하는 시간을 더 줄여 일자리 분배로 이어지길 바란다. 여기에 걷는 만큼 돈을 주는 걸음소득까지 더하면 오염은 줄이면서 두 발로 더 걷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걸으면 건강까지 얻는다. 인간은 자연에서 나왔다. 자연이 없는 한 인간도 없다. 언제까지 자연에게 기다려달라고만 할 것인가. 전 세계적인 신음을 멈출 노력을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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