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 상주(常住)하는 두 청년들의 ‘상주장’ 이야기
상주에 상주(常住)하는 두 청년들의 ‘상주장’ 이야기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0.05.29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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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두 청년들이 ‘상주마을’ 에 오기까지, ‘상주장’ 이 있기까지

과연 여기에 ‘머묾의 공간’인 호스텔이 있을까? ‘커피를 대하는 정직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상주장 커피’가 있다고? 은모래해변이라는 고운 이름을 두고도 변함없이 ‘상주해수욕장’이라 불리는 이곳 상주면 상주. 이 상주해수욕장 주차장에 자동차는 남겨두고 GS25편의점 골목 따라 쭉 가다 보면 ‘왕벚꽃나무’ 한그루가 보이는 3층 주택건물이 보인다. 그곳이 바로 ‘상주장 호스텔 &커피’. 이곳은 좀 의아하다. 외형은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나 내부는 사람의 손길로 반짝반짝 윤이 난다. 힙스터를 연상시키는 황현철(사진 왼쪽), 하석준 1983년생 서른여덟 두 청년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갈아 넣었기 때문.
강원도 태백 사나이인 이 둘은 어렸을 때부터 아랫집, 윗집으로 살던 동네 친구. 우정의 끈은 지역을 넘나들며 이제 두 청년은 가족들과 함께 남해군으로 귀촌해, 물건마을에서 자고 눈 뜨면 각자의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상주로 출근하는 다정한 직장동료가 되었다. 

보통의 집, 머묾의 공간  ‘상주장’

남해 바닷가 마을에 위치한 상주장은 이곳 마을의 이름이자 동시에 머묾이라는 의미의 ‘상주’와 공간이라는 의미의 ‘장’을 뜻하는 이름이다. 서울에서 ‘브랜딩 디자인’과 학원을 운영해 온 현철 씨와 ‘기계 ’관련 직장생활을 해온 석준 씨는 둘의 전 재산을 털어, 은행의 힘까지 빌어 도시의 빠르고 편리함 대신 시골의 조금은 느린 삶을 택했다. 이 호스텔을 꾸밀 때 생각한 한가지는 단 하나, ‘느린 시간 속의 쉼과 비움’, 자는 공간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 본관 1층은 식물과 돌로 만든 의자와 음악만이 흐르는 ‘라운지’로 쉴 수 있도록 열어 두었고 2, 3층에는 고즈넉한 2인실 객실 10개가 있다. 
별관 1층 ‘상주장 커피’로 많이 알려진 커피 로스터리는 당해 수확한 뉴크롭 생두 중에서도 스페셜티 등급의 싱글 오리진만을 사용해 로스팅해서 커피를 대하는 정직한 태도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년 전 먼저 귀촌하게 된 ‘브랜딩 디자이너’ 황현철 씨. 그는 아내와 세 아이와 함께 물건마을에서 ‘보통의 집’이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열면서 삶과 쉼을 공존해갔다. 그러다 친구 석준 씨 가족도 자연스레 남해로 여행을 오게 되면서 ‘자연이 있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 세입자로 사는 ‘보통의 집’의 집주인인 이장근 씨를 만나 정착이 한결 수월했다는 현철 씨. 코로나19사태로 사실상 잠정 휴업인 상태일 때도 집주인인 이장근 씨가 먼저 선뜻, 집세인 임대료를 50%나 감면해줘서 ‘이웃의 정’을 느꼈고, 친구 석준 씨네가 귀촌을 결심하고 물건마을에 살 집을 구할 때도 도움이 되어준 건 모두 이웃 주민이었다고. 이곳 ‘상주장’을 열 수 있었던 것 또한 주민들의 관심과 지지 덕분이라는 이들. 현철 씨는 “민박집이던 이 주택을 보자마자 딱 여기라는 감이 왔다. 이 건물을 매입해 둘이 공동주인장으로 함께 운영해 가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두 가족이 생활을 영위해 간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가진 것이 별반 없었기에 ‘여행지에서의 머묾, 쉼, 비움, 휴식, 충분한 어둠과 단잠, 자연 마을 속에서의 어느 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두 청년은 늘 생각한다. ‘무늬만 레트로여서는 안 된다’는 것. 즉 시간이 아로새겨진 내용은 다 빠지고 레트로라는 명명 아래 실상은 ‘따라하기’와 ‘흉내내기’로 점철된 토목공사로 이어지는 사업은 조심하겠노라 다짐 또 다짐했다. 그리하여 마을 안, ‘휴식과 비움’의 공간 ‘상주장’이 스며들었다. 

‘상주장’ 가는길 : 남해군 상주면 남해대로697번길 22-1, 매주 수요일 휴무, Open 12:00 p.m. Close 6:00 p.m 연락처 m. 010-3252-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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