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향교가 젊어지고 있다.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222호인 남해향교는 남해읍 한복판, 사람들 중심에 놓여있는 문화재이자 삶의 배움 터전이다. 이러한 남해향교가 김종도 전교와 김성철 사무국장이 어우러진 지혜의 화합으로 한층 친숙한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 향교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문묘 제향에 중심을 둔 폐쇄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남해향교 역시 10년 전부터 전통문화 계승의 하나로 ‘남해유림의 날’을 열어 좀 더 친숙하게 유교문화를 전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는 여성유도회에 이어 청년유도회를 함께 꾸려 청장년층의 참여를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올해 남해향교는 더욱더 새로워진다. 남해향교 김종도 전교는 “남해군민은 물론 관광객들은 언제나 찾고 싶은 열린 향교를 만들고자 모두가 힘쓰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는 미래를,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희망을, 일반인들에게는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열려라 남해향교, 내일을 품다’ 라는 주제로 열린 향교를 통해 미래의 꿈을 찾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냈다.

김성철 사무국장은 “남해향교는 남해읍 중심부에 위치해 특히 접근성이 좋다. 이는 곧 도보로 참가가 가능한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남해군은 예로부터 섬 지방 특유의 단결력이 강한 곳이다. 다양한 군민들의 참여로 이러한 굳은 단결력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향교도 활성화되고 더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어우러져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향교체험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간의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향교체험이 당초 3월부터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대유행으로 늦춰져 오는 6월부터 시작된다. 6월부터 11월까지 총 9회 토요일에 실시할 향교체험은 초ㆍ중고교 학생 및 가족, 다문화가족 등 한 회당 25명 내외로 모집한다. 본격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유복을 입고 공자를 중심으로 선현들에게 고하는 ‘대성전 고유례’를 먼저 시작한다. 이어 사서삼경의 명구(名句) 5종 세트를 완성하고 풀이하는 교육을 곁들인 ‘사서삼경 퍼즐 맞추기’가 이어진다. 또 전통다례체험과 ‘꽃차 만들기’ 체험을 가진 후 점심식사를 하고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 캘리그라피 그리기,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분야인 드론을 이용한 사진촬영 등을 조별로 나눠 교차 체험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유림은 멀리 있지 않다, 함께 떠나자

‘우리 문화 바로 알기’의 하나로 이어지는 ‘유림과 함께 떠나자’는 1박2일 유교문화 탐방이다. 이는 군민과 프로그램 모집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이 또한 6월로 예정돼 있다. 
총 3회로 실시할 예정인 유교문화탐방은 1, 2회차는 남해 군내가 대상지이며 3차는 유교문화 인식제고를 위해 함양군 향교와 서원 등을 탐방한다. 남해 군내의 경우 이제 백이정, 난계 이희급 선생을 모신 난곡사 탐방과 이성계의 건국신화가 깃든 금산, 서포 김만중 선생의 문학정신이 서린 노도 문학의 섬을 탐방할 예정이다.

▲ 명륜당 정원에서 열리는 전통혼례와 ‘열린 음악회’

남해향교 명륜당 정원은 깊고 넓다. 아늑하고도 기품있는 이 정원에서 펼쳐지는 ‘다시 찾는 전통혼례’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까닭이다. 남해향교에 문의하면 하반기부터 전통혼례를 무료로 치를 수 있다. 결혼이민여성이나 회혼식이 꼭 아니더라도 ‘전통혼례’를 경험하고픈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능하다. 김성철 사무국장은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화려한 결혼을 하지 않아도 전통혼례가 가진 기품과 애틋함이 주는 감동이 있다. 향교에서는 전통혼례를 위한 모든 준비가 다 갖춰져 있다. 우리 고유의 혼례를 경험하고 싶은 연인들의 신청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오는 5월 29일에는 코로나19로 놓쳐버린 봄을 소환하는 ‘열린 음악회’가 향교 명륜당 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퓨전국악그룹 ‘풍류’를 초청하고 남해향교예술단 판소리와 한춤 등을 만나며, 남해초 관악합주부 ‘윈드 오케스트라’공연과 보물섬 합창단 공연도 어우러져 그야말로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러는 열린 봄날의 음악회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더 기쁜 소식은 이러한 열린음악회가 오는 10월 중 가을에 한 차례 더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은 2020년은 선현들의 뜰이자 유림들의 배움터였던 남해향교에서 노니는 건 어떨까.
(※남해향교 체험프로그램 신청 및 문의는 김성철 사무국장 m.010-8583-7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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