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민주화가 진정한 ‘힐링’이다
내면의 민주화가 진정한 ‘힐링’이다
  • 남해신문
  • 승인 2020.04.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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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 소도시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중년인 J씨가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의처증 때문에 가정생활과 정신건강상에 문제가 생겼다며 아내인 U부인께서 상담을 요청하였다.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U부인의 다급한 목소리에서 분노와 혐오, 미워하는 감정이 실려 있음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U부인은 남편 J씨가 알코올중독이 심하여 몇 년 전에 가족들의 동의로 병원에 입원시킨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때, 남편은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며 가족에게 협박에 가까운 동의를 구하고 병원 측에 서약서를 맡기고 퇴원을 하였으나 약속은 지키지 않고 매일같이 낮 시간부터 고래처럼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의처증증세가 부쩍 심해졌다고 하였다. 남편 J씨를 만나보니 병원에서 이미 간에 손상을 받았고 내과적 합병증을 동반한 이상소견 과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의사로부터 입원치료를 권유받았으나 혼자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가족들에게 협박하듯 우기면서 병원을 빠져나온 이후에 아무런 치료를 받을 필요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U부인이 호소하는 남편 J씨의 문제는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시고 취해있는 상태에서 의처증이 심하여서 아내에게 칼을 들이대고 있지도 않은 외도를 집요하게 캐묻는 등 특정인(남자)를 지칭하면서 욕을 심하게 하기에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어도 믿지 못하고 남부끄럽게 소리를 치고 잠을 잘 수 없도록 시비를 걸어서 무섭기도 하고 괴로움이 너무나 커서 할 수없이 다른 곳(지인의 집)에 피신한 상태로 지낸다고 호소하였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자신의 과거 어린 시절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자신을 슬픔의 대상으로 삼거나 억압하고 구박하는 부정적인 행동으로 작용하는 보상심리에서 타인에게 풀려고 하는 심리를 나타내고자 한다. 알코올중독자들이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감이 없을 때에 용기를 얻고자 할 때, 술의 힘을 빌려서 틀리든 말든 내재된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를 볼 수 있다. 

의처증의 유래를 보면, 어린 시절부터 편집증(의심이 많거나 망상적)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다소 예민하고 남을 믿지 못하고 참을성이 없으며 타협을 몰라 남의 실수를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의부증이나 의처증을 앓는 사람들을 볼 때에 개인이 갖는 사고의 틀은 어릴 적부터 자주 경험한 내면화의 과정을 거쳐 동일시로 내사된 대상의 특성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서 내적 표상에 근거한 신념의 결과라고 보는 입장이다.    

내담자인 J씨는 영리한 편이었으나, 어린 시절 이끌어 주는 이가 없이 자랐으며 욕망은 강한데도 세상살이가 마음대로 잘되지 않아 늘 힘들게 시달리면서 질투와 열등감이 내재되었다고 본다. 특히, 내담자인 J씨는 발달과정상 열악한 환경에서 막내로 태어나서 형제들과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자라면서 가족 간에도 소통없이 열등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의존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성장한 경우이다. 

알코올중독자는 스스로 혼자 술을 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입원치료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안전하고 적절하게 포괄적인 해독치료가 필요함과 주변의 도움도 받을 것을 알렸다.
과거에 대한 불행한 기억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기억을 떠올려서 트라우마에 시달려도 스스로가 극복해야 한다. 그에 관한 기억은 자신의 인생사 한정으로 그치는 것도 좋다. 

인간에게 짜증은 불안감의 신호등이며, 분노는 상처받은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다. 좌절감이 쌓이면 학습되어 학습된 무력감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가족 안에서 슬픔조차도 인정하고 보듬어 주었을 때 분노의 감정들은 조화를 이루고 평온해질 수 있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짜증과 분노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지금 그 감정들의 이면을 들여다보자. 상처는 대물림된다. 상처를 입은 아이가 커서는 상처를 줄 수 있다. 자신 안에 상처받은 마음이 숨어있다면 서둘러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는 내면의 민주화가 진정한 ‘힐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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