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서호마을 출신 김미옥 향우의 시집 ‘말랑말랑한 시간’이 출간됐다. ‘종이컵’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인 이번 책에는 김 향우가 손주를 돌보며 느낀 감정과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손주들의 똘망똘망한 언어가 그대로 시 속에 담겼다.
김 향우는 “막내딸이 둘째를 출산하면서 한동안 산후조리와 첫째아이 돌보는데 시간을 쏟았다. 
이번 시집은 내 시간을 빼앗긴데 대한 서운한 마음을 달래고 싶어 작품을 모아 책으로 엮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시집은 1부 녀석의 소원, 2부 물빛 흐린 날, 3부 봄 언덕, 4부 안개비, 5부 청매를 기다리며, 6부 가을 어스름 등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손주들의 이야기가 담긴 1부가 압권이다.
김 향우는 “그냥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살려서 실었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보면 그 자체가 시더라고요. 그걸 받아 적은 시를 읽고 반응이 좋아서 저도 참 기뻐요”라고 말했다.
1부 방귀라는 시는 어느날 4살짜리 손자가 ‘할머니 나 엉덩이에서 불꽃놀이했어’라는 말을 듣고 적은 시다. 어디선가 불꽃놀이를 보고 난 후 방귀를 뀐 손자가 할머니에게 자랑삼아 들려준 말이었다.
김 향우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요. 이번 시집이 먼 훗날 자랄 손자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옥 향우는 재경남해중제일고 동문회 회장인 이윤원 회장의 부인이다.

<약력>
시인/수필가. <문예사조> <에세이문학> 수필 등단. 
(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동작문인협회 자문위원, 
(사)한국문인협회/에세이문학작가회/일현수필문학회 회원, 한국시낭송치유협회 부회장, 서울시낭송대회 수상.
수필집 <숨어 피는 꽃> <분훙 꽃이불>, 공저 <행복한 만남>외 시집<종이컵>, <말랑말랑한시간> 
이메일 miok0594@hanmail.net

삶의 노래

- 김미옥

삶의 어느 순간인들
소중하지 않을 때 있을까.
미풍 건너 고개를 오르고
짙푸른 절정을 지나
가을볕 따사로운 계절
결실 그다지 풍성하지 못해도
꽃송이 같은, 알밤 같은 
아이들이 자라는 시간에 함께하는 것으로
즐겁고 소중하고 감사한 나날이다.
하루하루 신세계를 열어가는
새싹들을 지켜보는 눈부신 시간도
나름 의미 있다 여기며
게으름에 대한 변명을
삶의 기록, 생의 노래라 이름 붙여
낟알들 한 바구니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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