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소상공인’이라 하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는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모습과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한계 혹은 기껏 잘 살려놓았더니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 울며 겨자먹기로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피해자의 모습? 물론 그럴 수 있다. 우리가 충분히 보아온 익숙한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 또 어떤가? 이렇다 할 가게 없이 조용하던 시골거리가 젊은 창작자의 감성이 어우러진 멋진 공간으로 거듭나 그곳이야말로 그 지역에 꼭 가기 위한 이유가 된다거나, 가까운 예로 특정 지역의 땡땡맛집 덕분에 그곳의 가성비는 물론 친절과 배려 때문에 그 지역과 여행 자체가 좋은 기억으로 아로새겨지는 경험은? 이 상반되는 지점에 놓여있는 이들이 바로 우리가 아는 ‘소상공인’들이다. 다양한 업종에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세대별로 흩어져 있는 소상공인들을 큰 범주 안으로 초대해 함께 살길을 모색하는 것. 다가올 2월이면 이러한 모색의 결과로 남해군 소상공인연합회가 출범될 예정이다. 공식 명칭은 소상공인연합회 경상남도지회 남해군지부다. 약 8개월 전부터 김동일(고현 성산마을) 추진위원장이 남해에 소상공인연합회 결성을 위한 행정적 절차 등을 준비해왔고 지난달 23일 남해읍의 한 카페에서 남해소상공인연합회 추진간담회가 열린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해군의 소상공인과 지역활성과 지역경제팀장, 경남제로페이활성화지원단장 등 16명이 참석해 소상공인연합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김동일 씨가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되었다. 지난 3일 그를 만나 남해군소상공인연합회의 필요성과 방향을 이야기 나눴다. 

소상공인과 소상공인연합회의 정의를 설명하자면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 광업ㆍ제조업 등은 10인 미만인 소상공인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촉진하고 경영안정과 성장을 도모해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돕고자 만든 게 소상공인연합회의 목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법정경제단체로 1년에 30억의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7개의 광역지회와 101개의 기초 지부가 있으며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 약칭 ‘소상공인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으며 남해군에서도 2018년 11월 소상공인 관련 조례가 제정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펼칠 수 있는 주요사업을 소개하자면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발굴해서 정책으로 건의할 수 있고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정책 조사연구도 할 수 있다. 또 어렵게만 여기는 세무회계나 법률서비스 지원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전시회 세미나 개최 등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상공인 창업경영활동 등에 관한 정보제공과 소상공인 상호 간의 협력사업을 할 수 있어 그야말로 소상공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모든 일이라 보면 된다.

남해군의 소상공인의 실태와 현재 남해군에서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는 뭐가 있나
=남해군 소상공인은 실제로 4700개소 정도 되고 요식업이 800개, 펜션이 1000개, 개인택시가 94개, 농산물가공업도 공장등록 된 곳만 64개소라고 군 지역활성과로부터 들었다. 펜션협회, 외식업협회 등 이미 다양한 협회를 통해 참여하고 있는 이런 분들이 사실상 모두 연합회 회원이 될 수 있다. 현재 군에서는 △소상공인 육성자금 이차보전금 (1년간 연2.5% 600~700명 이자 보전) △소상공인 환경개선 지원 사업(200만원×27곳=총5400만원 지원가능)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을 속속이 아는 소상공인이 별로 없고, 소상공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알리는 통로도 부족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흩어진 의견을 모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창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소상공인들은 늘 지원 대상에 그치는 것 같다는 일부 비판도 있다
=이해는 가지만 실제 영세 소상공인들, 1-2인이 운영하는 가게 점주들은 실질적으로 받는 지원이 전무후무하다고들 하신다. 이런 차이를 연합회가 메워가야 할 것 같다.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이들의 역량을 키워가는 실질적인 정책, 이들에게 필요한 맞춤 정책을 펼치면 이들은 더 이상 천덕꾸러기가 아닌 지역의 로컬크리에이티브, 즉 지역의 새로운 창작자로 거듭날 수 있다. 실제 어떤 거리에 지역색이 잘 구현된 콘텐츠가 풍부한 가게 몇 곳이 생기면 SNS로 확산되는 시대기에 핫플, 명소가 되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이러한 명소가 잘 유지되고 더 성장하고 옆의 가게들과 기존 주민들과 상생하는 길을 같이 찾는 것이 함께 되어야 한다. 

지역의 경쟁력이 소상공인에게 달려있다고 느껴진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획일화된 걸 싫어한다. 공장 없는 굴뚝 없는 지역에서의 일자리 문제와 협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다. 자그마한 구멍가게라고 무시해선 큰코 다친다. 지금은 로컬에 집중되는 시대다. 소상공인이 지역의 주요 비전이 될 수 있다. 제2의 팜프라, 제3의 돌창고가 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에게 문화적 역량을 찌울 수 있도록 함께 길을 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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