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독제독(以毒制毒)
이독제독(以毒制毒)
  • 남해신문
  • 승인 2019.10.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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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毒)으로써 독(毒)을 제어(制御)한다”
[독을 없애기 위해서는 다른 독을 쓴다는 뜻]

‘독으로써 독을 공격한다’독성이 있는 약물로 독성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악(惡)을 물리치는데 다른 악(惡)을 수단으로 삼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이다. 
중국 당(唐)나라 때 신청(神淸)이 지은 〈북산집北山集〉에 나오는 내용으로 ‘훌륭한 의사는 독으로써 독성을 멈추게 한다’라는 글귀에서 유래되었다.
원래는 전통 한의학(韓醫學)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한 방법으로, 독성이 함유된 약물로 독창(毒瘡) 등의 악성 질병을 치료할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데, 사약(賜藥:死藥)의 원료로 쓰였던 부자(附子:바꽃의알뿌리)가 그 독성을 중화시키는 다른 약물과 적절히 혼용하여 신경통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등의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도‘이독제독’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비슷한 고사성어로 ‘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물리친다’즉‘적(敵)을 이용하여 적을 제어한다’는‘이이제이(以夷制夷)’가 있다.
독은 독으로 제독(制毒)한다. 신맛 떫은맛을 우리는 맛으로 즐기지만 몸은 독으로 인식하여 해독물질을 내보내게 되는데, 감식초 매실 효소(酵素) 등을 꾸준히 먹으면 약산성(弱酸性)의 물질이 혈액의 산(酸)을 중화시키고, 미생물이 먹고 배설한 이차적(二次的) 물질이 바로 약산성분이라고 한다. 
박카스의 타우린 신맛이 몸속의 요산(尿酸)을 중화시켜서 피로를 개선 시켜주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과제는 암(癌)과 바이러스(Virus) 정복이다. 이 둘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敵)이다. 특히 바이러스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증식할 수 없고, 동식물 세균 방사균 등 살아있는 세포를 숙주(宿主:host)로 이용하여야만 증식할 수 있는 독특한 감염성 유해물질이라고 한다. 수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신종플루의 공포를 기억하면 그만큼 바이러스는 치명적이고 위험한 질병 원인 물질이다. 
그러나 최근 이렇게 위험한 존재인 바이러스가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최신 첨단 의학에서도 바이러스를 이용한‘이독제독’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항암(抗癌) 치료방법을‘바이러스 종양 파괴’라고 하는데, 특히 바이러스를 이용한‘이독제독’치료법의 세게적 선두 그룹이 우리나라 연구진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한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의 황태호 교수 연구팀이다. 황 교수는 지난 20년간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으며 연구결과들은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을 통하여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지상명령, 예수 그리스도의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어찌 자신의 철전지원수(徹天之怨讐))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원수의 곁에 가기도 싫을 것이다. 심리적 철학적으로는 도저히 실천 불가능한 명령이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매우 큰 의미를 지닌 명령이다.
부산대 황 교수의 항암 바이러스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인류 건강의 적이자 원수인 암세포와 바이러스에 끝없이 관심을 가지고 곁에 두고  사랑하며 지켜보다 보니 암세포와 바이러스의 공통적인 성향을 파악하게 되었고, 이 점을 역(逆)으로 이용하여 결국 암을 억제하는 획기적인‘이독제독법’을 개발하기 이르렀다.
삶의 공간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원수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무조건 미워하고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관심을 보이며, 반대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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