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우기고    --------------------------------


어느 따뜻한 남쪽 바다, 보물섬 남해종합운동장에서 제2회 남해사랑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재경남달모 주최로 전국 각지에서 마라톤을 사랑하는 마라토너들의 대향연이 펼쳐지는 곳에 고향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오늘 지족을 향한 마라톤을 출발하는 수백 명의 청년들과 아낙네들은 물론 남녀노소 어린 아이들까지 젊음을 발산하는 포효와 함께 일제히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바닷가의 미풍이 얼굴을 살랑거리고 조금 흐린 날씨에 황사는 지나가고 마라톤 코스 주변의 동네 어르신들은 우리를 반갑게 손짓하며 맞아주었다.

어느 중년의 아주머니는 조그만 물병을 건네며 마시라는 인정을 베풀었다. 고향의 인정에 행복감을 느끼며 힘겹게 달리고 있는데 전국마라톤 회원인 58년생 개띠 마라토너 한 분이 나를 페이스메이킹을 해주며 리더를 잘해주었다.

‘마라톤’이라는 글자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수원에 거주하는 58년 개띠는 전생에 남해 사람이었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남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나는 3시간 8분에 그야말로 영광의 꼴찌로 박수를 받으며 골인하였다. 5키로와 10키로에 이어 세 번째 만에 남해사랑 마라톤에서 영광을 안았다. 꼴찌에게 돌아온 또 하나의 인정을 느끼게 한 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멸치회 때문이었다.

 남해의 명품은 유자, 치자, 비자의 3자 외에 멸치회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정신없이 두 사발을 먹어 치웠다. 나는 우리 고향 남해의 인심을 또 다시 느끼며 내년에도 꼭 이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행사를 주관하며 고생하신 남해달리기모임과 남해마라톤클럽, 남해군 관계자 여러분에게  대단히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더욱 훌륭한 대회가 되어 명실공이 남해 마라톤 참가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세계적 명소가 되도록 힘을 아끼지 말아 줄 것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나를 하프마라톤의 영광을 안겨준 수원에서 사업하는 58년 개띠 조상욱 씨의 앞날에 영광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전국의 58년 개띠 여러분 내년에는 남해에서 한번 모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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