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기 계장은 현재 28년째 경찰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동면 석평마을에서 태어나 이동초 이동중 남해고를 졸업하고 순천대학을 다니다 의무경찰로 간 것이 기회가 되어 경찰에 입문하게 되었다. 지난 1월 28일 남해경찰서로 발령받기 전에는 진해 웅동파출소에서 경위로 근무하다 이번에 승진을 하게 되면서 남해로 자원하여 오게 되었다. 
남해에서 근무하는 많은 경찰관 중 이번에 배종기 계장을 인물탐방 주인공으로 모신 것은 진해에서 ‘홀로어르신징검다리클럽’회장으로 활동하며 50여 가구에 순찰함을 부착, 어르신을 돌보고 ‘홀로어르신 희망나눔짜장데이 행사’를 가진 이유도 있지만 이곳 남해에서도 그와 같은 짜장 데이를 몇 번 가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징검다리란 어르신과 자녀가 떨어져 생활할 경우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자라고 한다.

그가 진해에서 징검다리 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을 베푼 것처럼 남해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 유관 기관과 많은 논의를 거치던 중 기회가 되어 짜장 데이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고향에 오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석평마을의 어르신들께 제일 먼저 짜장 데이 행사를 열려고 했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이동초 총동창회 날 지역 어르신을 모셔놓고 처음으로 짜장면을 제공하였고 며칠 후 석평마을과 인근 마을 어르신을 모시고 130그릇의 짜장면을 대접했다. “우리는 그 음식을 흔한 음식으로 여기고 부모님께 잘 사 드리지 않는다. 모처럼 본가에 오면 특별식이라고 생각하는 회나 고기를 사 드리게 된다. 자신들이 쉽게 먹는 짜장면은 가치 없는 음식으로 여기고 사 드릴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르신에게는 별미인 짜장면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진해에서 홀로 사시는 지역 어르신 300여 명에게 짜장면과 탕수육 등 중국요리와 다과를 대접하기도 하고 웅천동과 웅동1동 무료급식소를 찾아가 손수 음식을 대접하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귀감이 되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그득했다. 그는 평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 더욱 챙기게 되었고, 자신이 이런 일을 베풀면 남해지역에서도 그 누군가가 나의 부모님에게 이와 비슷한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리만족을 하며 봉사했다. 그는 이것뿐만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위해 특별한 영화상영회도 열어 어르신들을 모시기도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진해 웅동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 50여 가구의 집 대문 옆에 배종기 계장의 얼굴이 들어간 순찰함로고를 부착해놓고 24시간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된 내용이다. 그 순찰함로고에는 ‘어르신 징검다리클럽’이라는 글귀와 경찰모를 쓰고 차속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배종기 계장의 웃는 얼굴이 찍혀있다. 주야로 어르신들을 지켜주는 부적 같은 순찰함로고가 너무나 유용한 나머지, 어르신들은 순찰함을 향해 ‘부처님, 예수님’이라며 손을 모으고 감사함을 표했다. 

객지에 사는 자녀들은 순찰함로고를 보고 대만족을 했다. 본인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부모님을 챙길 수 없어 애가 탈 때가 많은데 궁금할 때마다 배종기 계장이 챙겨주니 안심이 된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전화를 받지 않을 때는 배종기 계장을 통해 안부를 묻기도 한다. 그리고 간혹 마을 이장들이 주민들과 단체로 여행을 갈 경우 마을안위를 위해 순찰을 부탁한다. 그러면 CCTV관제센터에서 더 잘 살피고 예의주시하게 되니 탄력순찰이 된다. 그는 분명 주민들의 아픈 곳을 만져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믿음직한 경찰관이었다. 어르신들은 달력에 배종기 계장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크게 적어 놓거나 전화기 옆에 사진과 명함을 붙여 놓고 필요할 때마다 연락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가 남해로 오면서 그것을 인계해 줄 사람이 없어 지금은 중단이 된 상태이다.  

배 계장은 고향에서 근무하는 3년 동안 가칭 ‘보물섬안전징검다리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 정착시킬 예정이다. 전국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전방위적인 협력단체를 구축하여 5월 중에 가동할 생각이다. 나중에 문구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안부를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부모님은 우리가 지켜 드립니다. 궁금하시면 연락 주십시오”라는 내용으로 전국에 있는 향우들에게 신문을 통해 홍보를 한다면 전화를 받지 않는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단번에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로부터 생활안전계로 상황이 접수되면 즉시 순찰차가 출동하여 부모님의 근황을 알아보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남해에 정착되어 노인들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소식이 전국에 알려지면 출향한 향우들도 고향으로 돌아와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것이라고 했다. 경찰서 가변단체 유관단체 민간인이 합작이 돼서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가 될 때 궁극적으로 인구증대효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갑자기 필자 앞에 환한 등불 하나가 켜진 기분이었다. 

그는 생활안전계에서 CPO범죄예방진단 범죄예방 범죄예방진단과 환경개선 유흥업소단속과 총포화약관리 습득물애장과 단속업무를 하지만 치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동마을 이장이 얼마 전에 치안을 부탁한 적이 있어 아침 6시가 되면 자전거를 타고 오동마을 저수지로 올라가 등산객의 안전을 살핀다. 하지만 워낙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기에 꼭 부탁을 해서 그렇게 하는 것만은 아니다. 평소 동료와 차를 타고 가던 중에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는 일부러 차에서 내려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묻기도 한다.

특히 불우한 이웃을 보면 어렸을 때 가난하게 자랐던 게 생각나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또 뭔가를 해줄 게 없는지를 생각한다. 남해에 와서도 이 생각은 계속돼 지난 2월에는 ‘짜장면 주시다’ 밴드를 만들어 현재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가 재료비를 부담하고 다른 회원들은 재능기부를 하거나 장소제공 도우미 역할 등을 한다. 그는 읍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앞으로 계속 짜장면 봉사를 할 예정이며 밴드를 더욱 확산하여 222개 마을에 짜장면 봉사를 할 계획이다. 5월 중에 시행예정인 ‘보물섬안전징검다리프로젝트’에 비하면 짜장면 봉사는 빙산의 일각이지만 6월 이후에도 계속 음식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는 유소년 시절에 어렵게 살아 수학여행도 못 가고 소풍도 못 갈때가 많았지만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고 한다.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것도 그의 입을 통하면 이상하게도 염화미소가 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소개할 때도 짓궂음과 재미를 넣어 “배에 종기가 아직 덜 나았다”는 멘트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여 배꼽을 잡게 한다. 사람들은 “누가 이름을 지었나, 나는 그렇게 좋은 이름은 못 짓는다”로 화답을 한다. 

가정환경에 의해 주눅 들었던 그의 어린 시절은 먼 곳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고 사랑을 베푸는 멋진 사람이 되어 ‘이우회(이동면 말띠 모임)’에서 15년째 활동하고 있다. 친구들은 “옛날에 그 부끄럼 많던 종기 맞나. 여자 앞으로 지나가지도 못하던 니가 어떻게 경찰이 됐네”라며 놀라워한다. 그는 운명적이라 할 수 있는 경찰직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다고 만족해한다. 다시 태어나도 경찰직을 꼭 택할 것이라는 그의 명징한 언행에 감동되어 나도 모르게 그의 견장에 무궁화 하나를 더 달고 말았다. 

*짜장면의 표준어는 ‘자장면’이지만 배종기 계장이 ‘짜장면’이라는 단어로 단체명을 만들어 그동안 사용해 왔기에 올바른 표기를 알면서도 이렇게 같이 썼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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