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자 심리학박사
류정자 심리학박사

낙서가 생각을 키운다. 눈으로 본 재료가 많아야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즉, 자신의 존재에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를 회복하기 위해 유년기의 유희적인 활동들 즉 일종의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들을 되풀이해서 나타낸 이미지가 창의성을 드높일 수가 있다. 낙서는 미술의 변형적인 본성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엮을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의 그릇을 제공한다.
누구라도 머릿속 정리가 잘 안 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려하는 시도로 끌적 끌적 낙서로 빈 종이를 가득 채우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대단하다. 
 필자는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학생, 또는 일반내담자들에게 상담시에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고 할 때 때때로 종이 위에 낙서를 그리게 한 다음에 형상을 몇 개 찾게 하고 형상으로 보여 지는 것들이 생명력을 띠고, 낼 것 같은 소리들을 상상하며 그것을 자신의 목소리나 온몸으로 표현해 보라고도 한다. 내담자는 낙서를 통하여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이때, 미술심리상담자는 내담자가 그려낸 그림의 선, 모양 내용, 색채 등을 온몸으로 듣는다. 그때에 내담자에게 꿈같은 세계와 그것이 제공하는 힐링적 예술 공간에서 삽입된 그림들은 어디에서 출발하고 또 어디에서 멈출지를 알 수 있게 원조한다. 이럴 때 내담자가 갈망하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보다 깊은 울림을 기억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몇 년 전 발달에 문제를 지닌 고등학교 2학년생 남자 내담자 A(상담을 받기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의 개선을 위해서 내담자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능력과 자신의 의지에 따른 노력, 성장 과정에서 겪은 삶의 과정을 통해 어떤 발달을 이뤘는지를 살펴보았다. 또한 그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강점을 두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약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분석(검사) 결과를 토대로 학습자 자신이 어떤 학습방법을 사용하여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발달해 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있도록 미술심리상담(미술과 심리상담이 합해짐)을 추천하고 정보를 제공하였다. 이 후에 필요시(자질과 역량)에 내담자의 레벨에 맞추어서 정기적인 미술심리상담 회기를 수행하면서 낙서로 내담자 A는 회복탄력성(resiliency)의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 유형, 무형의 창의성을 키울 수가 있었다. 
60대~ 80대 내담자들도 미술심리상담사의 안내에 따라 미술치료로서의 삶과의 연결로 미술의 변형적인 본성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한 많은 사연들을 난화와 함께 엮어서 풍부한 경험의 그릇으로 오롯이 담아내었다. 나이가 든 어른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존재에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를 회복하기 위해 유년기의 유희적인 활동들 즉 일종의 어린 시절에 해보았던 그림놀이들을 되풀이하도록 고안된 놀이로서 낙서가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데 견인적 차원에서부터 다분히 창조적 측면에까지 작용하는 경험들을 연결 지어서 그림자 속에 숨겨진 선물을 찾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이자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호기심과 열정으로 늘 경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그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듯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기록과 끌적거린(낙서) 노트였다는 것이다. 닥치는 대로 기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의 남다른 사고 전환을 암시한 것이라고 그를 연구한 학자들로부터 전해지고 있다.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도 그의 일생 동안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 통합적인 인격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낙서를 끌적 이면서 내적 균형을 잡아간다고 보는 입장에서 심리의 깊이를 연구하였다. 따라서 미술심리기법 안에서도 수많은 기법들이 존재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진실하게만 임한다면,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대처기술을 터득할 수도 있고, 표현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평소개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한솔심리상담연구원에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을 현장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지도하고 자기기술로 가져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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