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면 난음마을의 팔순 연세의 이 아무개() 씨는 지난 12월 수도요금 고지서를 받고 아연실색했다. 혼자 살기에 물 사용이 많지 않아 평소 보통 월 850원 부과되던 수도요금이 지난해 12월엔 100배가 늘어 871460원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이 아무개 씨는 아들을 통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 본 결과 11월 중 수도물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 사용량을 측정하는 수도미터기 고장 여부를 시험소에 의뢰해 검사해도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아무개 씨의 아들인 송 모 씨는 지난해 11~12월 중에 모친(이 아무개 씨)이 수도밸브를 개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수도사업소 관계자가 와서 현장확인 했다정말 황당한 일이어서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누가 물을 썼다는 말인지 납득이 안된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수도미터기 문제가 아니라면 어디로든 물이 새 나갔다는 말인데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난음마을 지역의 상수도 체계는 마을 자체 상수원 공급방식과 광역상수도 공급방식이 함께 병렬적으로 연결돼 각 주택 안으로 이어져 있다. 자체 상수원 공급 수도관과 광역상수도 공급 수도관은 각 주택의 마당에서 하나로 합쳐져 이 수도관을 통해 주택안으로 물을 공급한다.

자체 상수원 공급에 대해서는 요금을 안 내지만 광역상수도는 사용량만큼 검침 결과에 따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이 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광역상수보다 자체 상수원을 사용한다.

수도 요금 폭탄에 대해 이웃 주민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지역의 수도 검침 관계자도 원인은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쯤 이 아무개 씨의 집에 수도관 공사가 있었던 것 같다는 이웃 주민들의 제보도 있었다. 공사중에 광역상수도 밸브를 잠그지 않아 이 물이 자체 상수원 관 안으로 흘러들어가 다른 집의 수도관으로 흘러나갔다는 추측도 나왔다.

원래 하나의 관으로 연결된 자체 상수원 관로와 광역상수도 관로는 각각 사용할 때 외에는 열어서는 안된다. 즉 자체 상수원 관로를 사용한다면 광역상수도 밸브는 반드시 잠가 둬야 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만일 양쪽 상수관 밸브를 모두 열어 둔 채 주택 내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물이 반대편 관로를 따라 흘러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추측이다.

이렇게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많이 써도 1만원~2만원 가량 나오는 수도요금이 40~60만원대로 부과된 가정이 이 마을만 해도 3가구나 된다는 얘기도 주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번 피해자의 아들인 송 모 씨는 농촌에 연로하신 분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당하시는 분들이 우리 동네 뿐 아니라 도내에 꽤 계실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로 물이 조금씩 새어 발생한 문제라면 가스배관의 이중안전화장치와 같은 기구를 부착해 원천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대형 목욕탕 한 달 수도세와 맞먹는 황당한 요금 폭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수도요금 폭탄 문제가 피해자의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인지, 자체 상수원과 광역상수도의 이중 사용으로 인해 다른 주택에도 파급될 위험이 있는 문제인지 세밀하게 확인하고 규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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