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펜션업계 업주들과 낚시어선어업인들이 일명 뻥치기 어로법을 막아달라고 남해군당국에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뻥치기 어로행위로 인한 지역의 경제적 손해가 작지 않아 보인다. 뻥치기 어업이란 물속의 어류를 놀라게 해 포획하는 방법이다. 어선이 그물을 쳐놓은 다음 돌로 수면을 세게 내리치는 등의 인위적인 충격을 가해 고기들이 놀라 도망치면서 그물에 걸려들게 하는 어로법이다. 

우리 남해는 그동안 인근지역 해역에 비해 뻥치기 어로가 성행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최근 부쩍 뻥치기 어로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특히 감성돔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언제 어디서 뻥치기 어로행위가 있었는지 SNS 공유를 통해 훤히 알아버린다고 한다. 전날 밤 뻥치기가 있었다고 알려진 곳에는 낚시꾼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다고 한다.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뻥치기가 있었던 곳에는 사나흘에서 길게는 열흘 정도까지 물고기들의 입질조차 없어진다고 한다. 고기가 낚이지 않는데 낚시꾼들이 올 리가 없고 낚시어선들뿐만 아니라 빽빽하게 들어섰던 갯바위에도 사람을 구경하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로 인해 펜션업계와 낚시어선어업인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낚시점이나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등도 연쇄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없다고 한다. 총 피해금액을 어림계상해도 그 규모가 작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 문제에 대한 군수와의 면담기회를 잡기 위해 남해군낚시협회와 함께 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여론조성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뻥치기는 누가 하나

이미 통영지역에서는 뻥치기 어로행위의 성행으로 인해 낚시어업공동체와 자망어업공동체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고 법적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기어업구역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다툼이 있어왔던 것이다. 
최근 미조 앞바다와 남면 가천 앞바다에 뻥치기 어로가 늘어난 것은 분쟁으로 인해 공동체 자율적인 감시가 심해진 인근지역의 사정을 피해 비교적 감시가 덜한 남해로 원정을 오는 배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군내 어민들 중에도 뻥치기 어로를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홑겹의 그물을 사용하고 돌로 수면을 내리치는 전통적 방법의 뻥치기 어로는 합법적 어로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 어로방법으로 얻는 일부 어민의 많은 이익보다는 이로 인해 타격을 입는 지역경제의 악영향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를 제기하는 펜션업계와 낚시어선어업인들의 주장이다. 

특히 뻥치기 어로를 하는 어민들 중에는 기계식 장치를 이용해 수면을 내리치는 경우도 많고, 섬광용 서치라이트나 물속에 폭음장치를 터뜨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홑겹의 그물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삼중자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삼중자망을 사용할 경우 치어들까지 싹쓸이 해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치명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홑겹의 그물과 사람이 돌을 줄에 매달아 수면을 내리치는 전통적 방법 외는 모두 불법행위가 된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이 같은 불법적 뻥치기 어로행위를 단속해달라고 당국에 요구하는 것이다. 

3~4월은 감성돔 산란기

이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군 수산과 어업지도팀 담당자는 “최근 민원이 접수돼 불법적인 뻥치기 어로행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 불법어로 현장을 적발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한 “작년 말에 민원이 제기돼 현장불시검문을 나가 불법어구를 적발해내 벌금을 물린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최근의 민원제기에 따라 또 한 번 불시점검을 나갔지만 이번에는 그런 위법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담당자는 “통영의 어업공동체간 갈등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수산과 담당자의 해명에 대해 “뻥치기 어로행위는 조류가 세지 않은 조금 시 사나흘 동안 야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면서 “이 기간만이라도 뻥치기가 성행하는 가천 앞바다나 미조 앞바다에 군 어업지도선을 배치하는 등 강력한 단속의지라도 보여주면 노골적인 불법적 뻥치기 어로행위는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한 “감성돔이 산란기에 들어가는 3~4월에는 감성돔의 맛이 떨어져 시가도 8천 원 정도까지 떨어지지만 이 시기에도 많이만 잡으면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뻥치기가 더 성행한다”면서 “특히 이 시기를 불법적 뻥치기 어로에 대한 특별 단속기간으로 설정해 감성돔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적극적인 수산행정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군 수산과와 해경, 군부대가 협력하면 얼마든지 불법 뻥치기 어로행위자를 적발해 낼 수 있다“면서 “만약 남해군이 그렇게 적극적인 수산행정을 펼친다는 소문이 낚시꾼들에게 알려지면 남해는 감성돔 낚시의 천국이라는 신뢰를 얻어 비수기의 지역관광산업을 일으키는 효과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뻥치기 어로에 관한 정보를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은 인터넷에서 대구방송(TBC) 특별제작 프로그램 ‘바다의 무법자 뻥치기’를 검색해서 보면 생생한 현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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