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 명상디자인학교 교장
박철 / 명상디자인학교 교장

지난여름, 무척이나 무더운 날씨로 애를 먹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몇 수십 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혹서인지라 감내하기가 더욱더 어려웠습니다. 그런 경험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겨울입니다. 이번 겨울 역시 무더웠던 여름만큼이나 예상 밖의 기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작년 겨울, 수십 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한파를 동반한 혹한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방보다 따뜻한 남해에서 하수관이나 물탱크 연결 호스가 얼어 터져버릴 정도로 극심했던 추위였기에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 역시 기후변동에 예외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지만 수년 전부터 이상 기후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봄과 가을이 줄어들고 여름과 겨울로 대비되는 양상이 그것입니다.

이처럼 기후가 급격히 변동되는 데에는 산업 현장에서 뿜어대는 가스와 매연 등의 오염물질과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원인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심상치 않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어디 이것뿐이겠습니까? 온실가스가 직접적인 원인인 가운데에서도 만약 이것을 조율하는 사람의 심기(心氣)가 온전치 못하다면 이 역시 기후변화의 주범이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에너지 작용의 법칙에서 심기(心氣) 역시 주변에 영향을 미치게 할 열량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가름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한겨울 수능 일만 되면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기억을 상기해봅니다.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마음이 긴장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온이 올라가 날씨가 쌀쌀해진다는 가정입니다. 긴장으로 차가워진 심기가 하늘을 차갑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심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주변은 물론 전체 우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한다는 성현들의 말씀을 유추해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한번 화를 내면 지구가 떤다. 내 마음이 상하면 지구 역시 상하게 된다. 나의 심기 여하에 따라 지구의 생명력이 상승되기도 약화하기도 한다. 내가 긴장하게 되면 우주 전체가 긴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내 몸이 더워지면 지구도 더워지고 내 몸이 차가우면 지구도 차가워지는 속성에서 심기는 만물의 심기와 소통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주장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마음을 이끄는 심기는 어느 곳이든지 영향을 미치게 한다는 속설에서 보면 참고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러므로 사람의 심기 작용 역시 대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에너지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요건에서 기후 변화의 대책으로 심기를 조율하는 방편을 탐구해보면 어떻겠습니까? 다시 말하면 기후 변동에 적절히 대처하는 방편에서 심화기화(心和氣化)로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온화한 심기를 유지할 때 여기서 발생된 훈기가 기후를 따스하게 해준다는 설입니다. 심기는 곧 온 세상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의 실상을 다루는 에너지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가름해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생명 활동의 연속성에서 나의 심기는 전체 생명과 동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뇌 생물학자 칼 프리브람은 인간 뇌수 활동 속에 전체 우주의 움직이는 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내 마음 내 것이라 해서 심기를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번 심기를 거슬리면 온 세상이 거슬리게 되고 이로써 나타나는 결과는 지구 전체의 기후마저 거슬리게 된다는 결과로서 유추해본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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