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서면 정포천을 다녀 간 한 여성은 이번에도 두 달 전 그대로 하천 주변에 스티로폼과 나무들이 널려 있다는 제보를 해왔다. 흥분했던 목소리를 기억하면서 정포천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잔뜩 쌓여 있다는 스티로폼은 어디로 간 걸까. 유주성 정포이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스티로폼은 몇 개 있었지만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간혹 페트병이 바닷가 주변으로 밀려와 주민들과 한 번씩 수거를 하고 있다. 저곳은 옛날에 소각장으로 사용했던 장소였지만 지금은 사용을 안 하는데 누군가 벤 유자나무를 몰래 갖다놓았다. 방송을 하여 빨리 조치를 해야겠다”고 했다. 
이왕 온 걸음 길이 3㎞의 정포천을 유 이장과 함께 둘러보았다. 유 이장은 “윗마을인 우물‧현포‧현촌‧중현마을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없는 관계로 우리 하천으로 생활하수가 그대로 유입되어 오염이 심하다. 얼마 전에는 하천 하류에 쌓인 오염물질을 바닥까지 긁어 쓸어냈지만 계속 쌓여 소용이 없다. 날이 가물어 하천이 말라 있을 때는 냄새도 나고 거품이 엉긴 채 물이 갇혀 있어 보기 역겹다”고도 했다. 
이 마을은 10년 전만해도 종패를 뿌려 바지락을 수확하여 아이들 교육을 시켰던 부자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종패를 아무리 뿌려도 바지락이 생성되지 않는다. 축사에서 흘러든 물 각 가정에서 그대로 방출되는 물들로 인해 하천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전 이장 때부터 면사무소에 하수종말처리장을 건의했지만 예산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해주지 않고 있다. 
바다오염은 인근 광양만으로부터 하동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생길 수도 있겠지만 주민들 눈으로 쉽게 들어오는 하천의 수질은 곧 바다의 수질이라는 연관성을 이 마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을 수밖에 없다. 하천에 깔린 칙칙한 돌들을 보다가 죽어있는 갯벌을 보는 주민들의 마음은 언제나 까맣게 타들어간다. 정포마을은 현재 110세대에 80가구가 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 반농반어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정포마을 주민들의 젓줄인 정포천이 이런 생활하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정의 손길이 절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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