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체험전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

 

강태석 교장

남해제일고(교장 강태석)강당에서 2018남해군 수학체험전을 지난17~18일 양일간 개최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체험전은 오후 5시까지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남해제일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수학체험전을 생각하다가 이왕이면 남해군 전체로 확대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9월에 각 학교로 참가를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번에 운영된 23개의 부스 중 남해제일고 부스가 21개, 유일하게 참가신청을 한 남해중 부스가 2개를 차지하여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남해제일고에서 주최‧주관을 하고 남해군이 후원을 한 이 행사가 열리게 된 배경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비롯됐다. 작년에 본교 과학동아리(SC)가 일산킨텍스에서 4개 분야의 수상을 휩쓸자 수학동아리 학생들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그해 말 미니수학체험전을 영어교과실과 수학교과실에서 열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수학동아리 (MCM)에서 활동하던 4명의 학생이 작년 11월경에 배미란‧조서연‧윤승진 교사를 찾아와 내년에 수학체험전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계획서와 제안서로 브리핑을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학교에 건의를 하여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강태석 교장은 “부스설치부터 여러 가지를 준비하느라고 수고 많았다. 우리가 이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우리 학생들의 자존감형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과 경상남도에서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 행사를 우리 남해제일고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어떤 교육보다 의미 있고 값진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행사 때는 전 학생이 다함께 참여하여 이 기쁨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학교에서의 지원과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양일간 이곳을 다녀간 인원은 학부모와 초중고생 등 600여 명이었으며 각 부스에서 대표학생과 도우미학생의 도움으로 체험이 쉽게 이루어졌다. ‘수학체험전’을 빛내기 위해 수학골든벨‧대형전시물전시회‧수학작품전시회‧보드게임‧수학영화상영‧무료 페이스페인팅 등의 부대행사도 구비하여 체험전이 풍성했다. 각 부스별로는 선으로 하는 예술(스트링 아트)‧3차원 3각형으로 만드는 휴대폰고리‧무지개 반사 빛을 담은 거울상자‧접착제 없는 아치교 다빈치 다리‧난 나만의 길을 간다‧인도식 수학‧남해군 매스투어‧사이클로이드‧지오데식 돔‧수학과 세팍타크로 공의 관계‧좌회전 금지미로‧숨겨진 남해 속 보물(플렉사곤)등을 준비하고 체험객을 맞이했다. 특히 ‘남해군 매스투어’는 남해의 8개 명소에서 과학과 수학 인문학을 융합한 내용을 풀어내 이목을 끌었다. 매스투어안내도의 제목도 보물섬에서 보물 찾고 수학을 혜다(생각하다의 옛말)였다. 
인근에서 방문한 한 장학사는 “프로그램을 보고 좋아서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왔다. 수학체험센터나 도교육청에서 실시했던 것보다 훌륭하더라. 이것은 일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해 양산도 둘러봤는데 그곳보다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학교수준에 맞게 선생님들이 잘 알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관리자의 리더십이 촉매제가 되어 이 행사를 준비했다. 교사에게 아무 혜택도 없지만 오로지 학생들을 생각하고 봉사와 헌신을 자청했다고 했다. ‘보물섬 남해로 수학 만나러 오시다’ 유인물도 학생들의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작품으로 남해의 명물인 유자‧마늘‧시금치 등을 이용해 수학적 요소를 담았다. 학교는 이 활동이야말로 학생들의 스펙이고 진로지도라며 내년에도 수학체험전을 남해군으로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켜 제주도 수학체험전에 버금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MCM동아리 지도교사(사진 좌로부터) 윤승진· 조서연·배미란
MCM동아리와 지도교사

■MCM동아리 활동을 이끈 조서연‧배미란‧윤승진 교사를 만나다

학생들과 3월부터 이 체험전을 준비해 왔지만 한 달 전부터는 다른 교과목의 수업을 줄여 가며 더 많은 시간을 이 행사에 할애했다. 이번에 개최된 수학체험전의 23개 부스에서 다양한 수학을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남해군 매스투어는 우리 남해군의 8개 명소를 현지 답사하여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여 자료화했기에 체험자들이 알아가는 재미와 흥미를 더욱 느끼게 했다. 지역별로 매스투어가 있긴 하지만 우리 지역의 문화재에서 수학을 읽고 원리를 찾고 답을 찾은 것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 얼마 전에 발행된 수학달력은 동아리 학생들이 각 달별로 날짜를 계산해서 수학의 의미를 일자별로 담아 초중고학생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을 했다.  
MCM동아리는 2학년인 상급생이 면접을 통해 1학년을 뽑는다. 현재 1학년은 9명이고 2학년은 11명이다. 부스마다 대표1명과 도우미3명 정도로 배치했는데 도우미도 대표가 선택을 했다. 이 활동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은 봉사시간 8시간과 창의적체험활동 8시간이 주어진다. 학생들이 준비하면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기에 그만큼의 시간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학생들과 준비하는 과정은 무척 힘들었지만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의 피로가 다 풀렸다. 이 행사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여러 선생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체험전을 열기 전 21명의 학생이 동아리활동 시간에 부스에서 진행될 내용을 체험해보는 시간도 미리 가졌다. 학생들이 다른 공부를 많이 못하고 이 수업에 자발적으로 매달렸을 때 몸을 상할 까 걱정도 했는데 열정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 같더라. 이번에 남해군 매스투어를 위해 윤승진 선생님이 정말 수고를 많이 했다. 학생 교사 방문객이 만족하는 수학체험전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수학체험전 현장모습
전시된 작품

■부스에서 학생들을 만나다
△‘보로노이 열쇠고리’를 부스 명으로 정한 남해중 3학년 2반 오윤규는 중학교 마지막 해라고 선생님이 권유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형‧누나들이 미리 활동하는 걸 체험하면 좋을 것 같아 동참했는데 생각보다 배우는 게 많았다. 초중고학생이 80명 정도 왔다갔다. 준비하면서 즐거웠는데 수학적 원리로 열쇠고리 만드는 게 신기하다고들 했다. 2학년 때 배운 걸 잊을 수도 있었는데 이 활동을 통해 상기할 수 있었다. 
△‘프랙탈카드 만들기’부스를 맡은 2학년 4반 임정인 학생은, 2학년 1학기 때부터 동아리활동을 했다. 부스를 연 게 처음이라 긴장을 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흐뭇해진다. 선생님의 권유로 프랙탈카드 만들기를 정했을 때 처음에는 종이 접는 것만 있어 체험객이 지루해 할 것 같았는데 직접 학생들에게 체험을 해보게 하니 좋아하여 나도 뭔가를 해냈다는 기분이 들었다 
△‘Let’s make 홀로그램‘부스를 맡은 1학년 송주하 학생은 체험이 빨리 끝나는 것이어서 벌써 100여 명이 다녀갔다. 처음에는 CD케이스로 하니까 두꺼워 깨지고 해서 OH필름을 정해서 다시 하게 되었다. 이것은 제작매체 카드 영화에 활용된다. 체험객들에게 홀로그램은 홀래그래피라는 원리로 만들어지며 홀로그래피는 빛의 간섭으로 입체정보를 기록 재생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해준다. 한 명 한 명 올 때마다 처음에는 긴장을 했는데 끝내고 나니 안도감이 들었고 능숙해지니까 체험객을 기다리게 되더라. 2학년 때도 이 동아리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남해군 매스투어’부스를 맡은 2학년 김현진 학생은 동아리 부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었다. 중학교 때도 수학동아리에서 활동을 했고 고교진학 후 1학년 때부터 MCM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다. 선생님과 관광지를 돌아다니면서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며 즐거웠다. 죽방렴이 세모 네모가 아닌 원으로 만들어진 이유가 물고기들을 많이 담기 위한 공간 확보임을 알고 무척 신기했다. 체험객 중에 초등자녀들을 데려오는 부모님들이 제일 고맙게 느껴졌다. MCM에서 활동했던 선배들이 응원 차 와서 많은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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