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 풍력발전 입지문제 주민숙의를 위한 군민토론회가 지난 6일 전문가패널토론과 16일 군민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제 군수의 결정만 남았다. 
이번 군민토론회는 남해군이 지난 7월 23일 조건부 개발행위허가를 내준데 따른 조건 중의 하나로 제시한 군민여론수렴의 과정이었다. 오로지 풍력발전에 대한 기본 정보를 한 가지라도 더 군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남해군은 지역언론사들에게 이 토론회의 주관을 맡겼으며, 지역언론사는 공동으로 그 역할을 수행했다. 지역언론사가 힘을 합쳐 한 가지 일을 수행해낸 일은 처음이었다. 남해군의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지역언론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선 뒤에서 묵묵히 도왔다. 그들의 노력으로 일이 중단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군민토론회가 마무리된 이후 지역언론사 편집장들은 평가회를 통해 다음 두 가지 점을 성과와 보람으로 삼았다. 형식면에서는 그간의 반목과 경쟁구도를 넘어 한 가지 일에 모두가 함께 헌신했다는 점, 내용면에서는 군민의 의견이 곧 남해군의 정책이 되는 소중한 일에 관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던 점이다. 그러한 결과로 우리의 자치역량이 한 수준 끌어올려졌다면 큰 보람일 것이다. 
이번 두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과제인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에 관한 정보를 보다 많이 얻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꼭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는 피해야 한다는 것,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이트 입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것,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시작단계부터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이익을 주민들이 공유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제2기 신재생에너지 지방정부협의회가 구성되고 있다는 것, 기초지방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행정능력을 가능한 급속히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 지역에너지센터를 만들어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관한 지역단위 그랜드비전을 지역주민과 함께 작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러나 만약 남해군이 이번 군민토론회를 주민숙의과정을 거쳤다는 위안거리의 하나로 삼는데 그쳐서 정작 정말로 중요한 나머지 점들을 체화실용하려는 노력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번 군민토론회의 성과는 군수에게 닥친 위기를 넘기려는 수단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 군민들 역시 망운산 풍력발전 입지 허용여부 한 가지에만 매몰돼 이번 군민토론회 이후의 과제, 지역의 에너지그랜드비전을 만드는 데로 전진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무용의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남해파워 측이 남면 평산지구에도 풍력발전의 사업성을 체크하는 풍황계측기를 설치해놓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유의해서 짚어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 구체적인 사례는 누구든 ‘사업할 권리’를 주장하면서 남해의 자연을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때 우리는 어떻게 일관된 기준과 태도를 가질 것인가? 평산에 설치된 풍황계측기 또한 우리에게 토론을 시작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망운산 풍력발전 입지문제가 이 상황에까지 이르도록 지나온 과정을 뒤돌아보면 일관된 기준과 태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그 답이 보인다. 남해군이 에너지자립에 관한 그랜드비전을 세우는 길밖에 없다. 망운산 풍력발전 입지 문제도 그랜드비전 안에서 해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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