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박사
이유진 박사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입지문제, 태양광발전소 입지로 창선 동대만 습지가 훼손되는 문제 등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 내 전기생산사업장으로 인해 지나치게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을 걱정하는 지역주민들과 발전사업자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자연과 주민들에게 폭력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법, 즉 정의로운 지역에너지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하여 정의당남해하동지역위원회(위원장 권창훈)가 지난 2일 저녁 남해종합사회복지관 다목적 홀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참석자들이 함께 토론을 벌이는 기회를 마련했다.

강사는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지역에너지전환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녹색성장위원회 간사인 이유진 박사였다.

이현정 정의당 지속가능한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이유진 박사를 강사로 추천한 이유를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분야의 핵심일꾼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왼쪽은 이현정 정의당 지속가능한 생태에너지본부장.

 

 

이날 강연에는 민선 7기 들어 군 지역활성과 안에 새롭게 만들어진 친환경에너지팀 공무원들도 끝까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유진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파리협정(1992년 리우선언, 1997년 교토의정서를 잇는 UN의 새로운 기후변화협약, 201512195개국이 참여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 202111일부터 적용)’의 중요성, 즉 우리나라도 포함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각국이 지켜야 할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 도표로 설명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현재시점에서 예측되는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37%를 감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2023년부터 5년마다 당사국이 탄소감축 약속을 지키는지 검토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6, 2015년 현재 69천만 톤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3600만 톤까지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유진 박사는 우리 국회와 정부 관료들은 아직까지 이 국제협정의 강제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한의 2~3년 전에 가서야 난리를 치는 관행을 반복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이런 상태로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30년까지 전력생산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처럼 엄청난 재앙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어떤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독일은 2022년까지 핵 발전 제로화, 영국은 2025년까지 석탄발전소 제로화, 독일과 인도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전면금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204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법으로 제정한 예들이 그것이다.

그는 또한 애플, BMW, GM, 구글, 페이스북,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이케아 등 세계적인 기업 140개가 제품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130일 독일 베를린 궁에 설치된 삼성전자 옥외광고판에 대형현수막을 펼치며 소극적인 한국기업에 일침을 가하는 사진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들 140개 기업으로부터 납품제품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파리협정에 따라 현재의 69천만 톤인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53600만 톤까지 줄여내려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은 석탄 40%, 원자력 30%, LNG 22%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신재생에너지는 겨우 5%에 불과했다. 신재생에너지원별로는 부생가스 외 2%, 수력 0.5%, 폐기물 0.5%, 바이오매스 0.4%, 풍력 0.8%, 태양광 0.3%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제시한 발전부분의 재생가능에너지 3020 목표는 신규설비 95% 이상을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 방법을 도시형 태양광과 농가 태양광을 확대하고,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확대하는 방법,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계획입지제를 도입해 공공, 민간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법들로 2030년까지 총 10GW(재생에너지 비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국가발전량 중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10개 국가 순위도 보여주었는데 덴마크(총 발전량의 52.9%가 재생에너지)는 풍력발전이 압도적인 우위였다. 덴마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덴마크는 지역분산형이지만 우리나라는 중앙집중적(전체 전력 31% 서울시와 경기도가 소비)이었다.

 

 

이유진 박사는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정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초기에 정부의 리드가 부실해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현지주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는 파리협정에 의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만 놓고 보더라도 정부의 일관된 리드가 없어 각 지자체별로 개발행위 운영지침이 다르고 관련허가절차도 까다로워 혼선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그것의 가장 큰 이유는 지자체의 부족한 행정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기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에너지행정 강화 지역경제와 일자리로 연계되는 주민참여와 이익 공유 행정절차의 간소화 지역에너지센터 설치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에너지 행정이 가장 발전한 지역은 경기도 안산시이며 안산시는 지역에너지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남해군이 안산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올해 새로 출범하는 제2기 에너지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에 남해군도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이유진박사가 가장 강조한 이야기는 기업이 있어야 에너지전환도 이뤄지는 것이지만 현재 빚어지고 있는 재생에너지 진출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추진과 이익추구로 인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국가계획이 벽에 부딪히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 5월말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태양광·풍력발전소에 대하여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이는 덴마크방식인데 덴마크는 계획단계부터 지역주민을 참여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사용하고 주민지분참여제와 이익공유제를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면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는 지역(풍력시설 4.5km 이내) 주민이 풍력발전기의 최대 20%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지역주민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참여해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의 풍력발전에서 협동조합이 점하는 비중이 80%나 된다고 한다.

이유진 박사는 지방정부가 지역에너지센터를 만들어 지역에너지 총량을 파악하고 에너지 자립계획을 세워 주민참여형 재생가능에너지 모델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와 발전기업,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동반성장을 할 때에만 갈등 없는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연에 이어 토론이 이어졌다. 이유진 박사와 이현정 본부장, 조형래 정의당 경남도당 정책위원장, 권창훈 남해하동위원장이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입지문제와 동대만 태양광발전소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들의 토론에서도 망운산 풍력발전과 동대만 태양광발전시설과 같이 지역주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방식과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이날 토론을 토대로 망운산 풍력발전단지와 동대만 태양광발전소 입지문제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연회를 주최한 정의당 당원들은 다음날 망운산 현지와 동대만 현지를 둘러봤다. 이현정 정의당 지속가능한 생태에너지본부장은 특히 태양광발전소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한 동대만 생태습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정의당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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