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문범 소행 추정 수사전개 아직 못 잡아

빈집을 제집 드나들 듯하며 현금에서부터 폐물 등 옷 한 벌 한 벌에든 동전하나까지 싹쓸어 가는 좀도둑이 지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농사일과 폭락하는 농산물 값으로 근심걱정이 많은 농민들. 도둑걱정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는 농민들의 가슴은 골 깊은 멍이 들고 있다.

지난달 남해경찰서에 접수된 사건은 모두 4건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만 남해읍내 6∼7건으로 확인돼 유사한 피해사례가 각 읍·면별로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터는 대범함

빈집이나 혼자사는 노인가구 표적

본지가 확인한 마을 중 피해가구가 가장 많은 읍 심천마을(3건 발생)의 한 피해자에 따르면 피해전 날 마을에 좀도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현관문에서부터 옷장 문까지 걸어 잠궜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드라이버로 문짝을 모조리 뜯어 옷 한 벌 한 벌 속 동전까지 싹쓸어 갔다”며 “올해만 4번째 피해를 입었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 같은 마을의 피해자 김아무개(48)씨에 따르면 사람이 집에 있어도 새벽녘에 잠자고 있는 틈을 타 폐물이며 현금 등을 훔쳐가는 대범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도둑들의 대담성은 그만두더라도 이를 감내해야 하는 힘없는 노인들의 정신적 피해는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부분. 경찰에서도 좀도둑 폐해의 심각성을 알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이 주로 훔치는 것은 현금과 폐물 등 주로 가볍고 값나가는 것들로 빈집이나 노인 혼자사는 집이 표적이며 지문도 없고 신용카드·통장 등은 놓아두고 간 것으로 보아 전문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마을에서는 이장이 아침마다 집 단속을 잘하라는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좀도둑 경계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좀도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농촌의 특수한 사정을 생각하면 현재로선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노인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힘없는 노인가구가 좀도둑들의 표적이 되고있다”며 “마을순찰을 더욱 강화하고, 주민들은 문단속과 함께 피해를 입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만이 그나마 좀도둑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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