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이 지난 10월 11일 창선 가인리 일대에서 첫 확인된 후 읍 평리지구까지 확산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은 급기야 지난 21일 군 전역에 대한 항공예찰을 실시했다. 남해군은 현재 남해군산림조합의 방제인력을 지원 받아 재선충 방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방제경험이 없어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재선충 방제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읍 평리지구와 창선 가인지구의 현장을 둘러봤다. <편집자 주>

평리지구, 산 험해 작업 애로

 

 
 
 

지난 19일 내금마을 인근 산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산불이 발생했나 싶어 급히 달려가니 재선충 벌목현장에서 소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연기였다. 소방서에도 불이 난 것으로 알고 급하게 출동을 했다는 후문도 들렸다.


기자가 지난 22일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평리 1지구를 찾았을 때는 조를 나누어 피해목을 벌목한 뒤 그 자리에서 소각하고 훈증처리까지 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기톱의 날카로운 소리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있었다.


산을 오르며 방제현장을 둘러보니 40∼50년생 낙락장송들이 토막 나 쌓여있고, 누런 속살을 드러낸 산등성이 곳곳에는 중장비 바퀴 자국의 상처만이 보인다.


잘라낸 나무는 소각이나 훈증처리하고 남아있는 밑둥은 약을 뿌린 뒤 비닐로 덮어 방제 날짜까지 꼼꼼히 적고 있었다.


방제현장을 보면서 재선충 방제작업에는 무엇보다 산림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군은 예산을 집행하고 작업총괄을 담당할 뿐 실질적인 방제는 산림조합 작업반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방재현장인 평리지구는 총 8개 지구로 나눠 현재 1지구를 중심으로 방제를 하고 있으며 작업단 60명과 굴착기 등 장비가 동원돼 1일 400여 그루 가량 벌채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인 방제작업에 들어간 평리지구는 피해본수도 많고 피해면적도 넓은데다 산세가 험하고 방제전문인력부족으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재는 감염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의심목들까지 작업을 해야하고 완벽한 방제를 위해 고사목까지 처리해야하니 처리문제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가파른 산 지형 때문에 이동시간이 많이 걸려 작업능률이 떨어지는데다 작업반의 노령화, 전문화되지 못한 인력 등이 방제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었다.


그래도 현재 작업을 하고 있는 1지구는 민가 가까이 있어 바로 산  아래까지 차나 장비가 진입을 할 수 있어 작업하기 편하지만 다른 7개 지구는 진입로도 없을 뿐더러 축사가 있는 지구도 있고 산지형은 더욱 가파르고 높아 본격적인 겨울이 오면 작업진척은 더욱 더딜 것으로 보였다.

방제경험 없어 문제 노출

게다가 산림조합에서 방제를 담당하고 있는 작업반이 소나무재선충을 방제해 본 경험이 없고 재선충에 대한 정확한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제대로 뒷마무리가 되지 않아 재발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재선충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사람 손가락 크기만한 소나무 가지 하나까지도 방제해야하고 고사목들까지 처리해야 한다. 빠른 시일 안에 방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한번 벌목한 지점을 완벽하게 방제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60%의 방제작업 진도를 보이고 있는 창선 가인지구방제현장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달 넘게 방제를 하면서 체계도 잡히고 산림청에서 칭찬을 할 정도다.

항공예찰 결과 추가 피해지역 없어
꼼꼼한 방제로 발생대비 철저

 
 
 

소나무의 양분과 수분의 이동경로를 차단해 소나무를 말라죽게 만드는 병으로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남해군은 창선리 가인지구와 읍 평리지구에 피해본수 9000여본, 피해면적 47헥타에 이르고 있다.


정확한 발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자연확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가인·평리지구에는 방제작업을 위한 작업반과 공무원, 산불감시요원, 산물예방진화대원 등 인력동원과 장비를 통해 소각과 훈증을 통한 방법으로 방제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3일 가인·평리지구 방제현장을 방문한 산림청 조성래 방제담당은 “방제중인 현장을 둘러보니 남해는 신규발생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방제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벌목한 나무에 번호를 붙이고 훈증한 날짜를 정확히 기재해 처리하고 있으며 근처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소나무들까지 다 수거해 방제하는 모습들이 오히려 산림청 직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군에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한지 45일 정도 지난 현재 창선 가인지구는 60%이상 방제가 진행된 상태이다. 12월 중순까지 가인지구는 방제를 마치고 평리지구는 내년 3월까지 마무리 할 예정이다.


군은 지난 21일 3차 항공예찰을 통해 남해전역을 확인한 결과 추가발생지역은 다행히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산림청 관계자는 금산과 미조지역을 제외하고는 남해의 대부분 산이 소나무로 이루어져있어 남해전역이 발생가능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창선과 남해대교에 24시간 감시초소를 운영해 철저하게 재선충 전파를 막고 주민들에게는 재선충에 대한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각 가정에 보내 재선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경각심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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