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제 군수는 지난 3개월을 업무보고 받는데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 군수는 공무원들에게 인사 발령장을 주면서 이번 인사는 지난 3개월 동안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을 통해 살핀 실·과·팀장들의 능력과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적재적소에  공무원을 배치했다고 말하는 인사가 마무리됨으로써 우리는 군 공무원들이 군민 생활 현장으로 달려나가 그동안 미뤄놓았던 일을 붙들고 씨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하 군수는 또 각 실과별로 내년 사업계획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지긋지긋하게 해온 업무보고를 또 하라고 하니 공무원 사회내부에서 볼 맨 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장에 있어야 할 공무원들이 또 업무보고서류 작성에 매달려야 할 판이니 공무원들의 불만이 밖으로 흘러나올 만도 하다.

하영제 군수는 취임한지 100일도 지났으니 이제 좀 그 만의 새로운 정책들을 군민 앞에 공개하고 힘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줄 기대했는데 또 업무보고를 받는다면서 열흘이상 군수실에서 시간을 보낼  모양이다.

물론 이런 지적에 대해 하 군수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편성해야 할 시기가 되었고, 또 실무담당자들이 바뀌었으니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군수에 대한 각 실과의 업무보고는 매일매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자리를 바꾼 지 채 사나흘도 되기 전에 업무보고를 하라고 하면 제대로 된 업무보고를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업무보고를 또 받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보고 때문에 군민들이 현장에서 군수를 만나볼 수 없었다고 한다면 하 군수의 군정 스타일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군수의 한계를 지적하는 공직사회 내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지가 꽤 오래 됐다.

현장에서 군민들과 부대끼며 일하는 일선 공무원들은 군수가 나와서 용기를 북돋워줄 때 더욱 큰 자신감과 의욕으로 일 할 수 있고 그 속에서 기대하지도 않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또 군수가 직접 주민들과 만나 솔직한 자세로 민의를 직접 수렴하는 것이 군수실에서 서류를 놓고 따지는 백 번 천 번의 업무보고보다 더 나음을 모르는가.  

군수가 현장에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니는지는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군민들이 가장 먼저 알고 평가한다. 그것을 흔히 입소문이요, 민의라고 한다. 취임 100일이 넘도록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겠다'는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는 하 군수에 대해 군민들의 궁금증이 날로 커지고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평가하려고 드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하 군수는 흘려듣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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