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이런 선대의 가르침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대의 이런 가르침을 늘 가슴깊이 새겨 일상 생활의 몸가짐이나 행동기준으로 삼아 조신하게 된다.

지난 4일 저녁 읍내 한 음식점에서 남해군체육회와 생활체육남해군연합회 소속 체육인들 80여명이 모여 남해체육의 발전 방안을 논한 자리가 바로 선대의 그런 가르침에 소홀했던 경우에 속한다. 남해군체육회와 생활체육남해군연합회 소속 체육인들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맨’그 날의 신중하지 못했던 행동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 대가란 이 일이 알려지고 난 뒤 집중되는 군민들의 곱지 않은 눈초리를 감당하는 것이며 묻는 사람마다 일일이 해명을 해야하는 고생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남해군체육회 사무국장과 생체협 사무국장은 남해군선거관리위원회에 불려가 ‘누가 모임을 기획하고 주선했느냐’ ‘누가 참석했느냐’ ‘선거에 관한 발언이 있었느냐’ ‘115만원이나 되는 밥값은 누가 냈느냐’는 등에 관해 해명을 해야 했다. 남해군선관위는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 것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경찰은 이미 수사에 착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체육회관계자들이나 생체협 관계자들은 모두 모임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선관위에 불려갈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우리는 체육회관계자와 생체협 관계자들의 순수성을 믿고 싶다. 그러나 그런 순수성을 과연 대다수의 군민들도 믿어줄 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깊이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문제가 불거진 뒤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남해군체육회사무국장이 먼저 모임을 제안했으며, 연락을 취한 것은 생체협이며, 모임의 목적은 남해군체육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실내체육관 등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박희태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며, 박 의원은 그러한 체육인들의 마음 속의 염원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밥값은 아직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체육회사무국장은 남해체육 발전을 위한 열정이 앞서 모임의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실수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의 솔직한 자세에서 남해체육의 발전을 위한 체육인으로서의 그런 열망을 표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느꼈다.   

체육인들의 그런 열망을 깊은 애정으로 감싸안으면서도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질문은 ‘남해군체육회장인 군수와 정치지도자인 박희태 의원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을 과연 그 날 한 번도 되새겨보지 않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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