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몸과 마음 전체로 사회와 역사, 자연과 삶을 이해하고 체험까지 포함해 통째로 인생을 실천적으로 배우자는 것이 ‘대안학교’의 기본 취지다. 
남해를 대안교육의 메카로 만들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는 여태전 교장이 남해 상주에 만든 대안형 학교인 상주중학교는 오늘도 대안교육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여태전 상주중학교 교장이 대안교육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인턴십 교육, 나눔활동, 노작교육 등 다양한 특성화 교과 중 ‘이동학습’은 여태전 교장이 2010년을 전후해 마산 태봉고등학교 교장으로 있을 때부터 학생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교육방식이다. 오래전부터 여태전 교장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지역과 국경을 넘나들며 제주도와 네팔 등 종횡무진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이동’에 ‘이동’을 계속해 왔다.   
‘이동학습’은 여태전 교장의 대안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여태전 교장이 태봉고등학교 교장으로 있을 무렵 지난 2013년 3월 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동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이동학습을 한번 다녀오면 성큼 성장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대안학교에서는 이동학습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이동학습을 다녀오면 학생들이 성큼 성장한다”  

여태전 교장은 최근 상주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몽골 지역으로 이동학습을 다녀왔다. 지난 8월 31일 ~ 9월 11일까지 11일간 진행된 이번 이동학습에는 상주중학교 3학년 학생 28명과 교직원 4명, 학부모 2명 등 총 34명이 참가했다. 
지난 8월 31일 몽고 칭기즈칸 공항으로 입국한 상주중학교 이동 학습단은 일제 식민지 시절 당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의열단 단원이자 세브란스의대를 졸업한 의사였던 이태준 선생의 기념비에 먼저 도착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키고 근대의학을 몽고에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여태전 교장은 몽골 입국 이후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일정과 수업, 활동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기처럼 상세하게 기록했고 사진과 영상도 함께 실었다. 페이스북 내용들을 보면 몽골 지역의 교육과정과 내용, 생활문화 등을 물씬 느낄 수 있으며 학생들의 교육 활동과 여태전 교장 본인의 생각과 느낌들도 일부 알아챌 수 있다.      

몽골 학교의 학제와 구성 등에 관해 자세한 기록도 인상적이다. 페이스북에 쓴 그의 글을 보자. 
“몽골 학제는 초중고 5-3-4 시스템인데, 뉴에라 학교는 중-고 통합형 학교(6학년부터 12학년). 교과 교실제를 운영하고 교사들이 중-고등학교 수업까지 모두 감당한다. 12학년 졸업하면 많은 학생들이 외국유학을 간다 네요.
울란바토르에는 80개 사립학교 중 국제학교가 8개, 130개 공립학교 중 국제학교가 3개인데 뉴에라는 공립이다. 공립은 학비를 국가가 다 지원하지만, 사립은 연간 2만 불 정도 학비를 낸다. 여기도 빈부 격차가 심한 듯하다. 
올해 뉴에라 학교 6학년 신입생 52명을 선발하는데 1,100명이 응시하여 경쟁률이 21 : 1 을 넘을 정도로 높았다고. 공부 잘하는 우수학생이 시험만 합격하면 학비는 감면받는 공립학교로서 몽골에서는 꽤 인기 높은 학교다.”  

또한 이번에 함께 이동학습을 하는 학생들에 대한 관찰과 대안교육에 대한 여태전 교장의 고민이 계속 진행된다는 점도 엿보인다. 
“우리 학생들은 5일 동안 각 가정마다 1명씩 홈스테이 한다. 처음엔 다소 두려워하고 당혹스러워 하던 우리 아이들도 이젠 다들 밝은 얼굴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짓, 몸짓, 눈빛 대화로도 지낼 수 있다는 걸 눈치챘나보다. 엄청난 도전이고 점핑 과제다.
대안학교 학생들은 꿈꾸는 아이들이다. 꿈꾸는 아이들은 '낯선 길', '없는 길', '외로운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꿈꾸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손님을 맞이하는 몽골의 풍습’에 대한 기록도 눈에 띈다. 
“몽골에서 귀한 손님이 오면 양을 한 마리 잡아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대접 하는게 전통 풍습이라고  한다. '허르헉' 이라는 양고기 음식을 맞보며 몽골의 교육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여태전 교장은 몽골 학교의 수업 맛보기 장면도 페이스 북에 실었다. 
“전에는 몽골 수업 맛보기. 30명의 교사별 시간표가 있고, 학생들은 교과교실로 이동하여 공부한다. 학년별 2학급, 전체 14학급. 40분 수업 5분 휴식. 교과에 따라 80분 블록수업. 1교시는 8시에 시작, 12교시(17:25)까지 편성되었으나, 대부분 11교시(16:40)로 끝나고, 저학년은 더 일찍 마친다.” 

몽고 고원에 펼쳐진 대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기록한 내용도 있다. 
“<몽골 이동학습 8일차> 가도가도 끝없는 평원이다.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드높다.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카메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초원 끝 저 지평선 너머 아련한 산능선들. 대자연의 파노라마 앞에서 그저 감탄하고 또 감탄할 뿐. 참으로 대자연은 신비하고 경이롭다.” 

이번 ‘몽골 이동학습’에 대해 여태전 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낯선 땅, 낯선 사람, 낯선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다름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나아가 ‘더 큰 같음’이란 사실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여 교장은 “나와 다른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관점과 태도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자면 무엇보다 먼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부터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며 “타인과 비교하여 우열을 따지지 말고,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족하면 부족한 그대로의 자기 자신부터 사랑할 줄 알아야 나와 다른 타인을 분별없이 사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