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남해대학이 지난달 2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인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됐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교육부가 경쟁력 없는 대학을 강제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21년부터 학령인구가 절벽을 만난 것처럼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실데이터에 입각해 교육부가 사실상 대학의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입생의 모집정원을 조정하는데 각 대학의 기본역량진단결과를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어느 대학이 최고등급인 ‘자율개선대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친다면 어느 부모가 자녀를 그런 대학에 진학시키려 하겠는가?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한 대학, 즉 역량강화대학이나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경우 3년 안에 신입생 모집정원 축소계획을 스스로 정해서 실행해야 하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자격도 제한된다. 심지어 재정지원제한 대상이 된 경우 학생들의 국가장학금 신청자격마저 제한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학자금대출도 50%로 제한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냉혹한 갈림길에서 경남도립남해대학은 최우수등급을 받은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경남도립거창대학은 ‘역량강화대학’ 등급을 받아 대학의 지속발전가능성 면에서 남해대학을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밀려난 사실이 드러났다. 앞으로 두 대학이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바람이 거세게 불 경우 거창대학은 남해대학에 주도권을 내줘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이 점이 거창대학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등록금보다 장학금이 더 많은 대학

경남도립남해대학을 이끌고 있는 제7대 홍덕수 총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교육부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시점에 취임해 그 언덕을 넘고 있는 중이다. 
남해대학 총장으로 임명되기 전 그는 경남도 예산담당관을 역임했다. 그는 줄곧 예산을 다루는 분야에서 일 해왔다. 최근 장충남 군수의 부탁을 받고 남해군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예산 잘 따내는 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런 노하우를 그는 남해대학의 기본역량을 높이는데 십분 발휘했다. 그런 관점에서 남해대학을 바라보자면 남해대학은 때에 맞는 찰떡궁합의 총장을 만난 셈이다. 
대학, 특히 취업을 우선 목표로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뭐니 뭐니 해도 취업률이다. 취업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대학이면 그 어떤 선택조건보다 우선시 한다.  
경남도립남해대학은 9년 연속 전국 도립대학 중 취업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 총장은 이를 ‘전국 최고 취업사관대학’이라고 자랑한다. 이 슬로건으로 신입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남해대학은 등록금보다 장학금이 더 많은 대학이다. 한 학기 등록금이 135만원인데 장학금은 150만원이다. 만학도와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열정입학장학(50만원), 다문화가정장학(30만원), 다자녀가정의 생활비 지원을 위한 장학(50만원), 향우자녀입학장학(50만원) 등 전국 어느 대학에도 없는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 3대 재정지원사업 동시 선정

남해대학은 국공립대학 중 최초로 교육부 재정지원 3대 사업을 동시에 받는 대학이다. 전국 국공립대학 중 유일하게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으로 5년간 총 9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중에 지난 6월 사업재선정으로 지난해보다 5100만 원이 더 늘어난 14억5100만 원을 추가지원 받는다. 
앞서 2014년에는 특성화전문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총 120억 원을 지원받아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맞는 명품인재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에도 9년 연속 선정돼 학생들에게 다양한 해외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굵직한 국비지원사업에 매년 선정됨으로써 국비지원액이 전국 도립대학 중 가장 많다. 기숙사 생활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기숙사를, 김해, 창원, 진주 등지의 학생이 통학을 원할 경우 통학버스도 제공하고 있다. 취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고자 할 경우 국립대학인 경상대학교와 창원대학교에 무시험으로 편입학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농촌지역이라는 지리적 여건 외에 경남도립남해대학이 가진 약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항공정비과 신입생 선발

경남도립남해대학은 조선산업의 위축에 따라 최근 몇 년 간 취업률이 다소 떨어지는 여파를 맛보았다. 하지만 남해대학은 새롭게 부상하는 항공산업 분야에 맞춰 발 빠르게 항공정비과 신설에 필요한 초기 30억 원의 예산을 국비, 도비, 군비를 합쳐 무난히 확보해낼 수 있게 됨에 따라 오는 11일 오전 11시 대학에서 항공정비과 다목적실습동 기공식을 갖는다. 내년에 첫 신입생 45명을 선발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빈틈없이 진척시키고 있다.   
남해대학은 지난 7월 25일 재단법인 경남테크노파크(항공우주센터)와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항공정비과의 현장캠퍼스를 확보해내는 효과를 누렸다. 항공정비과 신설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것도 알고 보면 예산을 귀신처럼 확보할 줄 아는 홍 총장의 노하우 덕분이다. 실습용 항공기를 보유할 격납고 시설 등 항공정비과를 신설하는 데는 모두 200억 원이 소요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연차적 예산 확보도 홍 총장이라면 문제없이 달성해낼 것이다.

간호학과 신설 계획도

전국의 어느 대학이든 간호학과를 가진 대학은 취업률에서 큰 이득을 얻는다. 간호학과가 없는 남해대학이 7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해온 점은 놀랄만한 일이다. 간호학과를 신설하는 문제는 교육부만의 소관이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간호사 수급조정권은 보건복지부 소관인 전국간호사협회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홍 총장은 남해대학에 간호학과를 신설하는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연도는 3년 이내인 2021년이다. 만약 간호학과 신설목표가 이뤄진다면 남해대학은 이미 최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호텔조리제빵과와 관광과, 컴퓨터SW공학과, 금융회계사무과, 관광조경디자인과를 한 축으로 하고 항공정비과와 간호학과를 또 한 축으로 하는 양 날개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남해대학의 지속발전을 담보할 비전이다. 
홍덕수 총장은 지난 3일 아침 전 교직원들에게 항공정비과 신설과 간호학과 신설준비를 새로운 비전으로 역설하면서 “총장인 내가 2배로 더 뛸 테니 여러분들은 지금보다 1.5배로 뛰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홍 총장은 남해대학이 어느 대학과 견주어도 확고한 비전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에는 전체 교직원이 한 덩어리가 된 것뿐만 아니라 대학후원회와 동창회를 중심으로 한 남해지역사회의 사랑과 성원이 굳게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그 공을 자신이 아닌 사람들에게 돌리고 있다.
홍덕수 총장, 그가 있는 한 경남도립남해대학은 남해의 발전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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