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농협과 새남해농협의 합병안이 남해농협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됨에 따라 두 농협은 지금까지처럼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남해농협의 경우 나중에 합병을 하더라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조합원들의 반대 입장이 반영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남해농협의 투표결과를 전해 들은 후 새남해농협 조합원의 합병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던 새남해농협 류성식 조합장은 “우리 농협 조합원은 70% 이상이 합병에 찬성했지만 남해농협은 70% 이상이 반대의사를 보였다”며 “농협 합병이 두 사람의 결혼과 같은 성격이 있어서 어느 한 쪽이 반대하면 성사될 수 없다. 남해농협 조합원들의 뜻이 확인됐으니 합병은 무산된 걸로 봐야 한다”고 짧게 말했다. 
남해농협의 합병 반대 결과가 확인된 후 두 농협의 합병을 권고하는 입장이었던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관계자는 “합병의 관점에서 조합원들에게 합병 관련 이익과 손해 등에 대해 최대한 설명하고 권고했지만 남해농협 조합원들의 선택의 결과이니만큼 존중한다”면서도 향후 진행과 관련해서는 허탈해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합병이 무산됐으므로 농협 각자의 일정에 따라 업무가 진행되는데 이달 9월 21일이 내년 조합장 선거 절차에 돌입하는 시작점”이라며 “당분간 농협 합병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합병 무산에 따라 예측됐던 남해농협의 각종 불이익에 대해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관계자는 “(남해농협의 합병 반대 투표 결과) 이 결과를 놓고 농협중앙회에서 다시 논의를 해 봐야 정확한 방향이 나올 것”이라며 즉답은 하지 않았다.   

남해농협 합병반대추진위, “남해농협은 흡수합병 당할 농협 아니었다” 
 “이대로 해체할 수 없다, 반대표를 준 조합원에 책임 있다” 

 
남해농협의 흡수합병을 반대하고 독자경영을 주장하면서 투표 전 남해농협 조합원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 온 ‘흡수합병반대추진위’ 측은 합병안 부결 결과에 대해 “(남해농협) 조합원들의 현명한 선택”이라며 “남해농협은 흡수당할만큼 부실한 농협이 아니었다. 조합장과 임원들의 부실 경영이 있었고 농협합병 추진과정도 조합원과 다수 임직원들이 모르는 채 추진된 ‘밀실합병’이었다”고 비판했다. 
‘합병 반대추진위’는 합병 부결이 결정된 다음날인 6일 해체 모임을 가지기 위해 모였지만 반대 추진위원들은 “이대로 해체할 수 없다. 합병 반대에 표를 준 조합원들에 대한 책임이 남아 있다. 우리가 조합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며 계속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합병 반대추진위 관계자는 향후 남해농협 조합장과 관련 임원들의 부실경영 문제들을 지적하고 별도의 내부감사를 추진하는 등 남해농협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합병반대추진위는 농협 합병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합병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기가 언제일지 몰라도 남해군 내 농협들이 단일 농협으로 합병해야 한다. 이 사안을 추진할 때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남해농협은 지난해 7월 농협중앙회로부터 ‘합병권고’를 받은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남해농협 등 대상농협을 찾아 합병 여부를 타진해 오다가 올해 초 새남해농협과 합병에 대한 가 합의 절차를 밟아 왔다. 이 연장선에서 지난 6월 22일 새남해농협과 남해농협 조합장간 합병기본협정을 체결하고 7월 12일 합병추진실무협의회를 구성, 합병계약서안을 작성하는 등 합병 실무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흡수합병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 오던 남해농협의 조합원들이 조합원과 임원들이 모르는 ‘밀실합병’ 추진이라며 자료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조합경영진의 무능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합병 반대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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