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의 결과는 주권자들의 정치인식과 민심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주요한 지표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공고하게 자리 잡아왔던 특정정당에 대한 군민들의 선입견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이전의 민주당 정치세력에 대해 그 이름이 무엇이었든 우리 군민들의 인식은 ‘김대중 당’ ‘전라도 당’ ‘빨갱이 당’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이전의 선거 때마다 배척했다. 
이를 조장하고 이용해온 정치세력과 정당의 이름은 여기서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은 해방이후 줄곧 이어져온 냉전체제를 악용한 안보장사로 버텨온 세력이다.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으로 그들을 무너뜨렸고,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이제 더는 안보를 파는 정치가 불가능해지도록 만들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확인된 남해군민의 정치인식은 남해가 더 이상 이른바 수구보수정치세력의 텃밭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시기를 돌아보면 근본바탕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인 ‘상전벽해’가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정치구도  변화는 '상전벽해'
     
지역 수구보수정치세력의 대척점에 섰던 김두관 군수와 정현태 군수, 류경완 경남도의원도 그동안에는 이 선입견의 벽을 넘기 위해 ‘무소속’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선거에 임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이름으로 승리를 따냈다. 
집권여당이 된 입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 국정농단에 따른 수구보수세력의 자멸과 막말만 일삼은 홍준표 대표에 대한 국민의 실망,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김두관 의원의 뒷받침 등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 등을 밑바탕으로 한 이들의 선택은 주효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전의 선거에 비해 상전벽해가 이뤄졌다는 말이지 완전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군수, 도의원, 기초의원 3명을 배출한 것은 엄청난 성과이긴 하지만 도지사, 도의원비례대표의원, 기초의원비례대표의원 선거에서는 모두 자유한국당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초의원선거 가선거구(남해읍·서면)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하복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후보의 승리”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두관 의원은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고자하는 국민의 여망에 걸림돌 역할만 하는 낡은 주류세력에 대한 교체”라고 진단하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이 정말 긴장해서 잘 하지 않으면 지역주의는 금방 제 자리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경고멘트를 날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들여다보면 엄청난 변화는 있었지만 여전히 남해군민의 다수는 자유한국당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적 이념을 지닌 박영일 후보와 이철호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6.8%가 된다. 또한 군의원 10명 중에 7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도지사 선거에서도 우리 군민들은 김경수 후보보다는 김태호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광역의원비례대표의원 선거도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자유한국당이 더 많은 지지율을 얻었고, 기초의원비례대표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눌렀다. 
다만 그 최대최소득표율 차이가 광역비례1,685(5.2%)~기초비례1,223(4.2%)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은 눈여겨보아야 필요가 있다. 또한 군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은 한 명도 선출되지 못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두 가지 주요한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앞으로 지방자치에서도 정당정치가 뿌리내릴 수 있다는 점이며, 또한 주권자들이 그동안의 특정 정당의 색깔론에 구애됨 없이 ‘소속정당+인물’을 함께 보고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래 정치는 군민의 편에서

이번 선거의 결과가 확인되기 전에는 남해사회가 초고령화사회라는 점을 들어 보수정당의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인 분석틀로 쓰였다. 하지만 노인사회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평가받은 박영일 군수는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이후 많은 사람들은 “노인들이 다 보수적일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노인들도 다 듣고 보는 귀와 눈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특성들을 다 버무리면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이 앞으로 4년 동안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정치활동을 해나가야 할 것인지 알게 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당선자들이 사욕을 버리고 철저하게 군민의 편에 서서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는 아웃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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