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 즉, 이름을 더욱 날려서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누구 자식이기에 행실이 이리도 바른가?'라고 교육을 잘 시킨 부모를 칭찬하는 것이 효도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오늘날 한국인의 가치관과 인생관은 현대적 용어로 표현하면, '출세지향주의, 출세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신양명은 유교(儒敎) 최초의 경전(經典) 효경(孝經)에서 유래했다. 
사람의 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다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요(불감훼상 효지시야不敢毁傷 孝之始也), 몸을 세워 도(道)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떨쳐(입신행도 양명어후세立身行道 揚名於後世), 부모를 높이는 것이 효도의 끝이 니라(이현부모 효지종야(以顯父母 孝之終也)
여기서 셋째 줄의 '입신'과 '양명'을 합쳐서 '입신양명'이 된 것이다.
 도(道)를 행한다는 말이 의미하듯이, 원래는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뜻이었으나, 조선조에서부터 취지가 변질되어 '출세해서 이름을 세상에 알린다'는 출세주의를 뜻하게 되었다. 출세주의 사고(思考)로 내 자식이 어디서 '갑질'을 하는 걸 봐야 '내 자식이 출세했네'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다수에게 갑과 을의 관계는 이익차원의 개념일 뿐만 아니라, '을'을 위해 군림하는 맛? 이라고 하는, 욕구충족의 어처구니없는 삶이 부끄러울 뿐이다. 
 출세라는 말의 어원(語源)은 불교의 '출세간(出世間)'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간(世間)을 떠난다.'는 뜻으로, 원래 의미에서 해석하면 세속을 떠나 삭발하고, 승려가 되는 것이 출세였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장․차관되고, 국회의원 되고, 고시 패스하는 것이 출세라고 하지만, 출세일지는 몰라도 '입신양명'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난함속에서 바른 삶을 중히 여긴(우도불우빈憂道不憂貧)선비가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올바르게 닦는 '수신제가(修身齊家)'뒤에, 사회에 진출해 이름을 드높인(입신양명)다면 분명 세속적 출세와는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입신양명'을 통해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은 전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출세는 목적이지만, '입신양명'은  과정이 중시되기 때문이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 등의 실천유학이 일어났으나, 주류는 성리학파(性理學派)의 이론유학이었다. 인종과 선조 시대에 그 절정에 달했던 성리학파의 교육은 성균관과 향교, 서당을 통해, 인재발굴과 교육진흥을 꾀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개인의 출세(당시엔 입신양명)의 도구가 되어, 도리어 정상적인 학문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인간계발(人間啓發)에 실패했음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비슷한 성어로 선․악(善․惡)을 분명히 알고,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여 위험을 멀리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한다는 '명철보신(明哲保身)' 즉, 세상일을 내다보고 처신을 잘함으로써, 난세(亂世)를 무사히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재주와 학식을 숨긴 채, 평범한 인물로 표 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입신양명'의 반대되는 순우리말에, 배운데 없이 막되게 자라서 몹시 버릇없는 자를 욕되게 이르는 '후레자식'이 있다. 자식의 행실을 보고 부모의 교육을 탓하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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