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35일 걷고 또 걸어 완주
“내 인생 가장 잘한 일 중 하나”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 감사(전 설천면향우회 회장)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770km 완주에 지난 3월 24일 성공했다. 
구 감사는 지난해 9월 19일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출발해 부산구간(4코스). 울산구간(5코스). 경주구간(3코스). 포항구간(6코스), 영덕구간(4코스), 울진구간(5코스) 삼척‧동해구간(7코스). 강릉구간(6코스), 양양‧속초구간(5코스). 고성구간(5코스) 등 모두 10구간 50코스를 35일간 걸어서 완주했다.
구 감사가 완주를 끝내던 지난 3월 24일 박경호 군향우회 회장, 박동철 재경남해중‧제일고 동문회장, 공영자 설천면 향우, 유정애 군향우회 총무, 정경희 주임이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나와 축하해 주었다. 
이날 박경호 회장은 구덕순 감사에게 꽃장식 목걸이를 걸어주고 기념패를 전달했다. 박 회장은 “남해 향우들 중 해파랑길 770km를 완주한 것은 처음이다. 남해인의 의지를 보여줬고, 긍지를 심어주셨다”고 축하했다. 구 감사와 향우들은 통일전망대에서 완주 기념촬영을 하고 거진항 으로 자리를 옮겨 조촐한 완주를 축하하는 파티를 가졌다.
박경호 회장은 “먼저 긴 여정을 안전하고 무사히 마무리하신 것을 축하를 드린다. 10년 넘게 향우회에 헌신 봉사하셨기에 완주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언가 보답 차원에서 바쁜 일정을 제쳐두고 통일전망대까지 오게 되었다. 770km를 걷는다는 것은 첫째 열정이 있어야 하고, 둘째 동행자가 있어야 하며, 셋째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구덕순 감사는 이 셋에 튼튼한 체력까지 뒷받침돼 남해인 중 최초로 해파랑길을 완주하며 생소한 해파랑길을 우리 향우들께 홍보까지 한 그 열정은 남해인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며 큰 박수를 보냈다.
구덕순 감사는 둘레길 도전자로 유명하다. 2년 전에는 남해군을 5일 동안 걸어 완주했다. 그후 다시 서울 둘레길을 1912번째로 완주했고, 서울 한양 도성길도 걸었다. 지난해 부산 갈맷길을 걸어보려고 갔는데 해운대를 지나다가 해파랑길이 눈에 띄었다. 이게 도전의 씨앗이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770km였다.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와 코스였지만 구 감사는 오히려 여기에 도전 의지가 확 타올랐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걸어보자는 생각에서 10구간 50코스를 걸었다. 걸은 기록을 보니 800키로가 넘는 거리였다
구 감사는 “오늘 이 해파랑길을 완주하고 나니 어떤 일도 두렵지 않다. 바닷가로만 걷는 게 아니고 바닷길이 막히면 산으로도 오르는 오르막길, 내리막길, 험한 길, 평탄한 길 등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생각하니 어쩌면 이렇게 인생길과 똑같을까 싶었다.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힘든 일이 앞을 가로막고 리본이 안보여 가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모래사장을 걷다가 고관절이 아파 고통을 호소하는 동생이 있을 땐 도중하차 시키고 싶기도 했지만 끝까지 대장과 같이 하겠다기에 대견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구 감사는 “동해안을 걸을 땐 갈매기가 우리를 반겨주고, 동해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에 마음껏 취해 보았다. 어느 나라에 이런 좋은 풍광이 있을까. 울산구간 대왕암에서나 추암해변 촛대바위가 있는 곳에서는 하루의 일정을 변경할 정도로 혹 빠지기도 했고, 삼척‧동해구간을 걸을 땐 눈비 때문에 걸을 수 없어 코스마다 차로 이동하며 중요한 곳만 보고 스탬프를 찍고 왔는데 완주한다는 생각을 하니 도저히 그 구간을 걷지 않고서는 마음이 편치 않아 다시 날을 잡아 못 걸은 삼척구간을 걷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구 감사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포항제철의 담길을 한 시간 이상 걸었는데도 끝이 안보여 그 웅장한 모습에 놀랐다. 10살 이상 어린 동생들과 걸으며 대장이란 책임이 그렇게 무겁고 보람인 것도 처음 느꼈다. 동생들은 길잡이인 리본이나 화살표는 보지 않아도 대장의 모습만 보고 걸으면 된다는 말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해파랑길을 걸은 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잘한 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나는 ‘선약속, 후실행’, 즉 막연한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좌우명처럼 삼고 있는 터라 내가 한 말은 꼭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구 감사는 “오행순 재경여성협의회 회장 외 동생들이 동행했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 속초에서 몇 번이나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준 공영자 아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 동생들도 “언니와 함께 가 아니면 도저히 걸을 수 없었다”라며 언니덕분에 좋은 곳을 걸으며 체력도 보강하는 기회가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공영자 향우는 “구덕순 언니는 체력과 끈기가 참 대단한 분이다. 속초-거진 코스와 회진포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동참해서 트레킹을 해보니 뭔가 이루고자 하는 성취욕과 긍정적인 마인드 등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본받게 했다”고 칭송했다. 
구 감사는 “걸으면서 한 번도 지쳐본 적은 없었다.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걷기 위해 2박3일 내지 3박4일 날짜를 정하고 나면 이번 코스는 어떤 풍광이 펼쳐질까 하는 호기심에 그날이 무척 기다려질 정도였다. 우리가 걷고 있는데 주위에서 여자들만 해파랑 길을 걷는 건 처음이라며 대단하다 했을 땐 더욱 힘이 솟았다. 또한 중요한 것은 출발점에 차를 두고 끝나는 지점에 숙소를 정해놓고 택시로 출발지점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오는 방법으로 걷기, 택시. 차로. 3번을 그 길을 다닌 샘이며 영하 15도에도, 파도가 밀려와 바로 얼어버리는 혹한 눈보라와 비바람도 아랑 곳 없이 걷고 또 걸었다. 70대 여성으로서 처음 완주한 것 같다”며 종주를 마치면서 감회의 말을 전했다 
해파랑길은 2016년 4월 15일 개통된 길이다. 해파랑길의 뜻은 ‘해=동쪽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며, 파=파도소리 벗 삼아 길을 나서고. 랑=너랑 나랑 함께 길을 나서면 행복하다. 길=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해파랑길이라 부른다고 한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하여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더 나아가 원산과 함흥을 지나 두만강을 건너 유라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이어지는 길,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트레킹로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조성되는 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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