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장홍이씨. 그의 꿈은 장애인을 돕는 사회운동가가 되는 것이다. | |
“안 보이는 것은 무섭지 않다. 포기하고 좌절할까봐 겁이 날뿐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회운동가라는 새로운 인생에 발을 내딛은 장홍이(34·읍 유림)씨.
그 또한 2급 시각장애인이다.
그가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은 2000년이었지만, 그런대로 본업인 플로리스트로 활동을 해오다가 2003년도에 아예 보이지 않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뒀다.
그러나 안 보인다고 해서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시력을 잃고 나서 그의 삶은 더 바빴다.
중도재활교육프로그램 등 장애인 기본 복지 시스템이나 여건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보고 장애인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 늦깎이 대학생에 도전했다.
올해 마산 창신전문대학 사회복지과에 입학을 해 장애인 복지향상을 위한 사회운동가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보지 못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몇 배 힘이 들어도 몇 번의 사고위험을 겪어도 그의 열정과 꿈을 꺾을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못하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그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마음가짐만 있으면 조금 더디더라도 못할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자신감은 학생들로 하여금 “이거 봐봐” 라며 그 앞에 책을 내밀 정도로 그를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별반 차이 없는 학생 장홍이로 보게 할 정도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고 그에 맞게 자신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려는 자세에 있다.
학교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 달라, 장애인 정책을 세울 때 장애인을 참여시켜 달라는 등 그는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당하다. 그렇다고 해 무조건적인 도움은 ‘싫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장애인하면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누구든 장애는 불행의 시작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장홍이씨에게 있어 장애는 불행이 아니라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한 출발신호일 뿐이다.
그는 오늘도 장애인 복지를 위해 흰 지팡이 하나 들고 자신과의 힘겨운 마라톤 경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