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순종(順從)하는체하며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 얼굴 앞에서는 복종하고 뒤에서는 배반 한다는 뜻으로, 앞에서는 복종하지만 돌아서면 배신을 꿈꾸는 모습을 말한다. 여기서 배(背)는 '등'을 의미하는데, 즉, '등'은 사람의 뒤쪽이다. 앞의 반대인 뒤, 그래서 배신이라는 의미가 파생(派生)되었다. 우리 속담가운데 '앞에서 꼬리치는 개(犬)가 뒤에서 발뒤꿈치 문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면종복배'하는 개가 아닌가 싶다.
 면전(面前)에서는 복종하지만 돌아서서는 찬동하지 않으며, 어떤 사안에 대하여 마음속으로는 찬동하지 않으면서 겉으로 찬동한다는 비유이다.
 당(唐)나라 초기의 정치가 위징(魏徵)은 성품이 강직하여 간언(諫言)을 잘하여 태종(太宗)의 특별한 신임을 받아 그가 말한 것이면 대부분 다 들어 주었다. 하루는 태종이 잔치를 베풀고 가까운 신하들을 불러 모아 연회를 즐기던 중, 태종이 말했다. "위징이 정성을 다해 조정을 위하여 헌신하기 때문에 내가 그를 중용하여 정사를 살피고 있는데, 때로는 그의 건의를 다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어 미안하다. 그런데 위징은 거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아무런 말이 없으니 왜 그런가?"하고 묻자 위징은 "제가 간언을 했는데도 폐하께서 받아들이지 않으신 것을 제가 다시 말씀드리게 되면 부화뇌동(附和雷同:아무런주관없이남이하는대로따라함'15.12.11본지보도)하기가 쉽습니다." 태종이 말했다. "그대는 어찌 그리 융통성이 없는가? 잠시 따른 척 했다가 후에 기회를 보아 다시 간(諫)하면 안 될 게 무언가?"  위징이 정색을 하며 "옛날 왕께서는 일을 의논할 때 면전에서 좋은 말을 하다가 뒤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라고 경계하셨습니다. 제가 마음속으로 동의하지 않으면서 입으로 동의하면, 이는 면종복배하는 것입니다." 위징의 말은 양심에 따라 표현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즘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우리가 위징처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면종복배하는 일이 많이 사라질텐데... 그런데 한편으로 어떻게 생각해보면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겐 반대로 면종복배가 다소 필요한 것도 같다.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순발력있게 대처하고 말을 해야 되는지는 참으로 어려운 숙제인 것 같기도 하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정신을 수양하고 지식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닐 런지?
 면종복배를 일삼고 있는 사람은 분명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라고 할 수 있다. 뒤에서는 욕을 밥 먹듯 하면서 앞에서는 아첨과 아부로 심사(心思)를 알 수 있다. 비슷한 성어로 마음이 음흉(陰凶)하여 겉과 속이 다르고,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16.4.08본보게재)이 있다. 눈앞에서는 복종하나 뒤에서는 배반하는 행동하는 행위, 눈치만 보고 면종복배하면서 일하는 시늉만 하는 몰염치한 사람도 주위에는 얼마든지 있다. 이는 비겁하고 비굴한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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