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을 둘러보고 오른쪽을 곁눈질(짝눈)로 보다’, 어떤 일에 빨리 결정을 짓지 못하고 망설인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하면 좌우를 살피느라 결단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좌고우면’ 하지 않고 재거나 망설임 없이, 무슨 일이건 주어진 시간에 초심을 잃지 말고, 제대로 해야겠다는 스스로에게 보내는, 간단명료하지만 새겨야 할 성어이다. ‘좌우고면(左右顧眄)’, ‘우반좌고(右盼左顧)’, ‘좌우고시(左右顧視)’, ‘좌면우고(左眄右顧)’라고도 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의 제후가 된 조식(曹植)의 편지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에서, ‘좌고우면’은 원래 좌우를 살펴보아도 자기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었는데, 훗날 의미가 바뀌어 이리 저리 자세히 살피는 모습, 또는 어떤 일에 대한 고려(考慮)가 지나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조식은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이다. 오계중(吳季重)은 재능과 학식이 출중하여 위나라에서 재상을 지낸 사람으로 본명은 오질(吳質)이며, 계중은 그의 자(字)이다. 조식이 오질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된 것이 '여오계중서'이다. 조식은 편지에서 “조식이 아룁니다. 전날 관리로 등용되어 저와 가깝게 자리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여러날 잔치 자리에서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서로 멀리 떨어져서 만나는 일이 드물어져 오히려 쌓인 노고를 다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가득히 술잔을 올리면 물결이 넘실거리는 것 같고, 퉁소와 피리가 뒤에서 흥겹게 불어대면, 그대는 독수리처럼 비상하여 봉황이 탄복하고 호랑이가 응시하는 것과 같으니, 한고조(漢高祖)의 명신(名臣)인 소하(蕭何)나 조참(曹參)도 그대의 짝이 될 수 없고, 한무제(漢武帝)의 명장으로 흉노를 정벌한 위청(衛靑)과 곽거병(藿去病)도 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살펴보는 모습(좌고우면)은 마치 앞에 사람이 없는 듯합니다. 이 어찌 군자의 장한 뜻이 아니겠습니까?”라고 썼다.
조식은 이 편지에서 오질이 문무(文武)를 겸비하고 기상이 출중하여 동서고금을 통하여 통틀어 견줄 만한 사람이 없다고 극찬한데서 유래하였다. ‘좌고우면’은 왼쪽 좌, 돌아볼 고, 오른쪽 우, 곁눈질할 면의 합성어로, 한자어(漢字語)문법은 융통성이 있다. 이를테면 돌아보며 눈을 굴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돌아본 후에 곁눈으로 꼬나보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확실히 결정을 하지 않고,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아서 우왕좌왕하며 망설이는 모습, 특히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좌고우면하는 태도를 취하면,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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