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축제팀→관광기획팀 개편 불구, 과도한 축제업무에 매몰

축제 전담 실무조직 육성, 관광정책 기획 및 정책 발굴 역량 갖춰야

한우잔치 모습
 

 

봄을 맞아 군내 각종 행사와 대규모 축제들의 개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축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남해군청 관광기획팀이 과도한 축제업무로 인해 정작 해야 할 ‘관광기획’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군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관광기획팀은 지난 2015년 1월 조직개편에 따라 관광축제팀에서 개칭한 이래 수년간 군내 각 축제를 전담하고 있으며 조직개편 당해부터 축제업무에 행정력이 집중돼 “관광기획팀이 여전히 관광축제팀으로 역할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축제업무는 축제일정 3~4개월 전부터 준비에 돌입해 실행, 평가회, 정산 등 관련업무가 모두 마무리되려면 4~5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연간 축제가 3건만 진행돼도 축제관련 업무로만 꼬박 1년을 매달리게 된다.

올해만해도 이미 ‘이순신호국제전’과 ‘보물섬미조항멸치&바다축제’, ‘보물섬마늘축제&한우잔치’ 추진 업무를 연초부터 진행 중이며 이들 축제가 종료된 후에는 숨 돌릴 틈 없이 ‘독일마을맥주축제’ 준비에 돌입해야한다.

이에 더해 지난해부터 면 단위, 마을단위 소규모축제 등 다양한 군 보조금 지원 축제와 축제성 행사 업무까지 관광기획팀에 몰리며 업무 부하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설천참굴축제’와 ‘고현둑방길봄꽃축제’, ‘창선고사리삼합축제’, ‘상주섬머페스티벌’, ‘상주물메기&해돋이축제’ 등 군 보조금이 집행되는 소규모 축제와 축제성 행사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보조금 지급행사는 관광기획팀이 직접 주관하는 것은 아니나 보조금 집행과 정산, 축제지도점검 및 이후 방향설정 등 관광기획팀에서 수행해야하는 업무가 상당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축제 규모가 크건 작건 어느정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은 분명한 만큼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이같은 효과를 내세워 다양한 축제를 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개최된 축제가 693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해군에서는 ‘관광기획’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팀에서 축제업무를 전담하고 있지만 남해군과 인구규모가 비슷한 타 지자체의 경우 상당수가 별도의 축제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하동군의 경우 축제담당 공무원 3명이 화개장터벚꽃축제, 하동야생화문화축제, 축제종합계획수립을 각각 1명씩 전담하고 있으며 강원도 철원군 또한 관광기획팀과 개발팀 외에 4명의 축제 업무 담당공무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라남도 강진군은 무려 7명의 담당자가 ‘축제팀’이라는 명칭으로 전담 인력체제를 구축, 활동하고 있다.

이에 군내 관광전문가들은 관광기획팀은 남해군의 고질적 취약점인 홍보·마케팅 및 중장기 관광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케하고 별도의 축제 전문 조직을 육성·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언급한 일부 시·군의 사례 외에도 많은 지자체가 민관 협치 형태의 관광축제 전문가 육성 및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며, 축제의 역량을 강화하고 내실화를 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군내 한 관광전문가는 “관광기획팀은 기본적으로 남해관광의 미래를 좌우하는 브레인이자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문화관광 실무자 중심으로 조직된 ‘남해문화관광재단’을 설립해 축제추진, 지역민 역량강화 등 축제 및 관광실무 업무를 추진케하고, 관광기획팀은 중·장기적 관광발전계획 수립, 관광관련 국비공모사업 유치 및 예산 집행, 문화관광재단 관리 등 기획·관리 업무를 맡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관광기획팀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축제 기획과 진행은 기존에 도입하기도 했었던 총감독제 등 민간전문가에게 일임하고 축제 전문가들에게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이같은 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축제성격에 따른 담당부서 이관 또는 축제통합을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양수산 분야와 관련된 ‘보물섬미조항멸치&바다축제’는 해양수산과에, 농축산 분야와 관련된 ‘보물섬마늘축제&한우잔치’는 농업기술센터로 업무를 이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전문가는 “이로 인해 역으로 관련부서의 업무 과중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성격이 비슷한 축제를 통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만 하다”며 “예를 들어 특산물 축제인 멸치축제와 마늘축제를 합쳐 대규모 ‘남해특산물축제’로 통합·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적은 예산을 쪼개 여러 가지 축제를 진행하는 것 보다는 예산을 합해 경쟁력을 강화한 축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낫다는 제안이다.

날이 갈수록 지역 내에서 비중이 커져가는 관광산업, 남해군에서도 지난 몇 년간 관광분야에 대한 투자와 행정력 집중을 이어온 만큼 남해군의 관광산업 발전과 육성을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과 역량강화, 이를 통한 조직의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담당부서인 관광기획팀의 업무 성격과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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