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리하여 밥만 먹는 재상(장관)’, ‘재능이 없으면서 유능한 재상 옆에 붙어 정사(政事)를 처리하는 관리’를 뜻하는 말로, ‘무위도식(無爲徒食)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무능한 대신(大臣)’을 말한다.
중국 ‘구당서(舊唐書) 노회신전(盧懷愼傳)’에 나오는데, 당시 사람들이 노회신을 두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당(唐)나라 현종은 양귀비(楊貴妃)를 총애하다가 나라를 망친 황제로 유명하지만, 즉위 초에는 현인(賢人)을 등용하고 문예를 장려하여 문물의 전성기를 이루었는데, 중국 역사상 최고의 전성시대는 당나라 때이며, 현종(玄宗)이 황제의 자리에 있을 때다.
현종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진 신하 요숭(姚崇), 송경(宋璟)과 같은 훌륭한 재상들의 충실한 보좌 덕분이었다. 그런데 요숭이 병으로 정사를 돌볼 수 없게 되자 노회신이 대신 국정을 살폈으나, 역부족으로 어떻게 할 줄 몰라 쩔쩔매는 등 일거리는 날마다 산더미처럼 쌓여만 갔다. 자연히 중요한 국사결정에는 요숭을 찾아가 상의하고 조언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노회신을 가리켜 상반대신(相伴大臣:재상 옆에 있는 대신)이라는 의미로 반식재상이라 불렀다. 무능한 대신이라는 조롱의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회신은 청렴결백하고 검소하고 근면한, 고매한 인격의 인물임엔 틀림없었으나 행정적 수완이 부족했던 것이다. 능력이나 전문지식과는 관계없이 학연, 혈연, 지연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지는,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 덕분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는 고사성어이다.
우리나라에는 반식장관, 반식정치인, 반식대통령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는데, 수첩인사로 장관 등 주요자리를 논공행상(論功行賞)의 도구로 이용하니,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는 무능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반식재상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지는 않은지….
곁다리 끼어서 밥이나 축내는 공직자가 있다면 나라의 불행이다. 유능한 관리 옆에 붙어 생색만 내는 무능한 정치인이 반식재상이다. 일반인 중에는 술주머니와 밥자루만 갖고 술밥을 축내며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그래도 나라의 녹을 먹지는 않으니 반식재상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공직자는 인기에 영합하거나 정치적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국민이 진정한 길이 무엇이며, 올바른 자세가 어떤 것인지 깊이 마음에 새기며 제대로 된 국정을 펼쳐야 한다. 특히 일선 공무원은 상관에 대한 충성보다는 군민을 위한다는 자세로, 공복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데 노력하며 목민심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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