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들 ‘세월이 참 빠르다’라고들 한다.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월력)을 보면서 ‘또 한 해가 가는구나?’ 한 숨 짓기도 하고, 가는 세월을 원망하며 1년 동안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어느 누구나 가는 세월을 좋아하지 않는다. 옛날 어릴 적 아이 취급을 받던 언젠가는 나도 빨리 나이를 더 해 어른들처럼 큰소리 치면서 살기를 바랐던 때도 있었고, 친구들과 사귀면서 나이를 속여(한 살 또는 몇 살 올려) ‘xx, 내가 형님이다.’ 라고 하기도 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덧 나이 때문에 하고픈 것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늙은이 취급을 받다보니,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100세 시대를 지향하는 요즈음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유행가 가사를 따라 하려는 좋지 못한 습관이 쌓이는 듯하여 앞으로 살아갈 방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유행가 가사가 현실의 시대상을 잘 표현 하는 것 또한 맞는 것 같다.
'이애란의 100세 인생', '신유의 고장난 벽시계', '김성한의 묻지 마세요'에서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고장난 벽시계처럼 세월을 묶어 놓고 싶은 인간의 본성과 따라오는 시간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읊고 있다.
또 나 자신도 금년도 한 해의 쓴 글 가운데 '1938년생', '7080세대의 아버지', '나이 값'에서 지난 시간의 하무 또는 아쉬움과 닥쳐 올 미지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들을 하나씩 벗어나고자 하였다.
나는 금년 몇 군데의 노인대학에서 특강이라는 이름으로 강의한 바 있는데 여가 차원의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 어쩌면 하나의 권리장전<權利章典 (Bill of Rights) : 개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조항으로 권리와 의무 같은 말>같은 조직적인 단체를 통해서 인간의 욕구를 더 깊이, 더 높이, 더 많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그 수준은 보통 생각을 넘어서고 있음도 발견 하였다.
사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국민의 촛불시위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아직까지 미완성의 세월호 7시간, 특검, 국정조사, 청문회 등 비정상적인 모습이 너무나 짜증스럽고, 샤드배치, 지진, 기후변화 등 천재지변과 각종사고 등이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닥쳐올 새해에는 제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 뿐이다.
/김 종 도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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