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은 채, 남이 애써 이룩해 놓은 일을 가로채 누린다는 뜻으로,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떼)놈이 먹는다' 또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과 같다. 정작 수고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가로채 이익을 챙기는 격으로, 약삭빠르고 얌체 같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맹자(孟子)의 이루하편(離婁下篇)에 나오는 성어로, '천하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진 일을 가지고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미 이루어진 결과는 순리를 근본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지혜로운 자를 미워하는 것은, 그들이 지혜자체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좌향기성'은 '가좌이치야(可坐而致也)'에서 전래되었으며, 원래는 가만히 앉아서도 능히 알 수 있다는 뜻이지만 의미에 변화가 생겨, 남이 이룬 것을 가만히 앉아서 누린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 성어와 우리 속담이 주는 의미는, 일을 한 대가(代價)가 잘못 나누어진 것을 빗대는 측면도 있다. '개가 쥐 잡고 고양이가 먹는다' '닭 길러 족제비 좋은 일 시킨다' 등도 비슷한 말이다. 자신이 애써 한 일을 남이 가로채면 좋아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구마 모종을 사다가 심었다. 옛날 말에 농사지어서 누가 돈 벌어 재미 보는가? 모종을 파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뭐가 좋다고 하면 농사꾼들은 모두 우루루 몰려, 그 작물을 재배하여 다음해엔 대량생산하는 등 홍수출하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폭락하여 농사를 망치게 된다. 화훼농가에서는 카네이션을 재배하기 위해, 화분 하나하나에 씨앗을 심어 6개월 이상 재배하여, 스승의 날 등에 출하하는데, 상품성이 좋다는 스페인산은, 화분 하나당 80원 정도의 품종 값 등, 로열티를 지불해야한다고 한다. 농가가 버는 돈의 20%라고 한다. 난방비, 노임 등을 제외하면 역시 남는 것이 없다. 해산물인 전복양식도 어렵다고 한다. 전복가격이 비싸서 너도나도 덤벼들어 대량생산되면 가격이 폭락한다고 하며, 그래서 어민들은 울상이다. 그러나 전복 종패업자들은 돈을 번다고 한다. 어떤 때는 심한 태풍으로 전복양식장이 통째로 날아가, 양식 업자가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종패 업자는 괜찮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한류의 전성기다. 이른바 '사마'스타들이 넘쳐났고, 세계 곳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한국문화가 정작 호주머니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이 모든 것들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이 처럼 정당한 몫, 불공정의 분배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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