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던 7월 말,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시작된 보충수업.
등교하는 학생들의 어깨는 더워진 날씨만큼이나 축 처져 있고, 쉬는 시간만 되면 시끌벅적했던 복도는 덥다는 이유로 한없이 한산하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남해고등학교 보충수업 점심시간이 유난히 시끄럽다. 바로 제일고등학교 재학생 9명이 남해고등학교와 배구시합을 하기 위해 남해고등학교를 찾은 것.
제일고등학교와 남해고등학교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두 학교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오고 있는 탓에 남고와 제고의 스포츠 경기는 한일전 축구 경기만큼이나 열기가 뜨겁다.
지난 6월 스포츠클럽 평가전을 통해 두 학교가 쟁쟁한 승부를 펼친 후, 다시 만난 순간이라 그런지 ‘재미 삼아’하는 경기라고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불꽃이 뜨겁게 튀고 있었다.
경기는 남해고에서 열려 응원 열기는 일방적이었지만, 응원 소리에 굴하지 않은 채 제일고 선수들은 승리를 이끌어 냈다.
두 학교는 경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승부욕에 불타오르기도 하지만 이날처럼 두 학교가 마음을 모아 멋진 경기를 열어 승부를 겨루는 데는 경쟁이라는 단어보단 단합과 협동이라는 단어가 더욱 어울린다. 3학년 학생들이 주를 이룬 배구시합은 얼마 남지 않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더욱 단단히 묶어놓고 싶었던 18명의 사나이들의 바람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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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 학생기자 (남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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