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것은 뜨거운 것으로 다스리고, 힘은 힘으로 다스린다’. 한여름의 더위는 뜨거운 물을 마셔서  더위를 몰아내고, 힘은 힘으로 물리친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한방(韓方)에서는 이제마(李濟馬)의 사상의학(四象醫學)을 근본으로, 태양인(太陽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으로 나눠 체질에 따라 보약(補藥)으로 알려진 것도 약이 될 수도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한방에 의하면 더울 때는 몸의 내부가 냉해지고 추울 때는 몸 안이 따뜻해 지기 때문에, 더울 때는 몸 안의 차가움을 따뜻한 음료로 덥히면 더위를 이겨 낼 수 있고, 추울 때는 몸 안의 뜨거움을 찬 음료로 식히면 추위를 이길 수 있다고 한다.
한 여름 시원한 얼음을 띄운 냉면도 좋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이 더위를 식히는 데 유리하다고 하며, 닭과 삼(蔘)은 뜨거운 성질을 가진 음식이어서, 몸 안의 찬 기운을 덥히고, 몸 밖으로는 더위를 몰아내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요맘때 뜨거운 보양식으로 더위를 쫓는 것을 두고 ‘이열치열’이라고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중화사상(中華思想)에 의해 중국주위에 있는 사방의 존재들을 남만(南蠻), 북적(北狄), 서율(西戎), 동이(東夷)라 했고, 흉노(匈奴), 선비(鮮卑), 갈(乫), 저(免), 강(羌)을 오호(五胡)라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강력한 민족을 동이(東夷)라고 하는데, 동(東)이의 이(夷)자는 클 대(大)자 이고, 그리고 활 궁(弓)의 조합글자 이다. 즉, 큰 활을 잘 쓰는 오랑캐를 일컫는 말인데, 달갑지 않은 존재를 물리치는 것을 이이제이(以夷制夷)라 했다. 다시 말하면 달갑지는 않지만 더 큰 목적이나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힘은 힘으로 물리치듯이, 열은 열로써 물리쳐야 한다는 이열치열과 맥이 닿아있는 말이 아닐까 한다.
한여름에 땀을 흘리면서 더위를 쫒는 것은, 몸 안의 차가운 기운을 덥히고, 몸 밖으로 더위를 물리친다는 것이다. 올 여름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열치열로 이 여름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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