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兵家)에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즉 싸움에서 이기기도하고 지기도 하는 것처럼, 일에도 성공과 실패가 있으므로 승패(勝敗)에 크게 개의치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어떤 실수나 잘못은 흔히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로 자주 쓴다.
중국 당나라 때 ‘신당서(新唐書) 배도전(裵度傳)’에는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에서 항상 있는 일이다(一勝一負 兵家常勢)’라는 헌종(憲宗)의 ‘승패병가지상사’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채주(蔡州, 지금의 하남성)를 토벌하는 것이 불리하므로 신하들이 다투어 휴전할 것을 황제(헌종)에게 주청했는데 특히 배도(裵度)는 “병이 배나 심장에 있는데 때맞추어 제거하지 않으면 큰 병이 되고 맙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이를 순리를 거스르는 처사로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고했는데 때마침 절도사 고하우(高霞寓)가 싸우다 퇴각했다.
다른 신하들은 황제가 전쟁을 싫어하여 적들을 용서하려 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황제의 뜻을 휴전하는 쪽으로 유인하려했다. 그러자 헌종은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 늘 있는 일이오. 만약 제왕의 군사들이 항상 용감무쌍하여 싸움에 패하지 않는다면 자고로 용병이 어찌 어려워 역대 성상(聖上)들이 이 흉악한 적들을 짐에게 남겨 두었겠소. 지금은 대신들이 용감한가 아니면 비겁한가, 병사들이 강한가 아니면 약한가만 따지고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만 논합시다”라고 말했다. 한 번 패했다고 눌러 물러서면 안 된다는 황제의 강한 질책에 신하들은 조용히 주장을 거두었다.
이 말은 전쟁에 패하여 낙심하고 있는 신하들과 장군들을 위로하기 위해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자주 인용되기도 했다. 전쟁을 직업처럼 일삼고 있는 병가(兵家)로서는 이기고 지고 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의연한 생각과 앞으로의 대책에 보다 신중하고 만전을 기하라는 의미로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주로 지는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싸움을 자주 하다보면 이기기도, 지기도하며, 한번 졌다고 포기해 버린다면 뜻을 이룰 수 없으니, 어떤 일에든 실수나 실패가 있기 마련이며,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두 번의 작은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업에 실패하거나 경쟁에서 밀린 사람을 위해 힘을 실어 주고, 각종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해 낙담하지 말고 다음 경기를 위해, 더욱 고군분투하여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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