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靑羊)띠인 을미년(乙未年)을 보낸 뒤 맞은 새해 병신년(丙新年)은 다재다능한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이기도 하다.
원숭이는 머리가 좋고 임기응변의 탁월한 재주와 감각적이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등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지혜로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호기심도 왕성하여 한 가지에 만족하지 않고, 산만함을 보이기도 해 인내와 끈기가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6년 병신년은 12간지(干支) 중 9번째 동물인 원숭이띠의 해,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하여 만든 육십 간지 중 33번째 해당하며 병신의 병은 빨강을 의미하고, 신은 원숭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빨간 원숭이의 해'가 된다. 불의 기운을 가진 붉은 색과, 활동성이 강한 원숭이의 해를 맞아 좋은 기운이 활활 세상으로 번져 갔으면 한다.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말하는 '견원지간'의 유래는 많은 속설이 있으나 '서유기(西遊記)'에서 왔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서유기는 중국 4대 문학명작으로 명나라 때 오승은(吳承恩)이란 작가가 쓴 장편소설로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손오공(孫悟空)과 삼장법사(三藏法師)가 서유기의 주인공들이다. 손오공의 활약으로 시국이 어지러운 시절, 하늘나라에서는 손오공의 행동을 잠재우기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전회의 결과 손오공과 맞설 상대로 옥황상제의 조카로, 무술 실력이 천하제일이라는 ‘이랑진군(二郞眞君)’을 지상(地上)으로 파견하는데, 손오공과의 싸움에 지쳐있던 지상의 군부는 이랑진군을 환영하고 함께 손오공과 싸움을 시작한다. 손오공 역시 이랑진군을 대비하여 전열을 정비하고 승부수를 띄우는데, 이랑진군의 황금칼이 예상보다 강했던 터라 둘의 싸움은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혈투였다. 둘의 천하를 뒤흔드는 싸움에 화과산(花果山)의 원숭이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싸움에 개입할 수는 없었다. 와중에 이랑진군에서 개떼를 풀어 원숭이들을 습격하는데, 놀란 원숭이들은 무기를 버리고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이에 낙심한 손오공은 참새로 변해 나무위로 날아오른다. 손오공의 변신술을 알아챈 이랑진군 역시 매로 변해 손오공을 압박하고 둘의 변신술에 양쪽의 군사들은 갈채를 보냈다.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과 이랑진군과의 대결 이후부터 개와 원숭이는 서로 만나기만하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는 사이가 되었고, 사람들은 둘의 모습을 ‘견원지간’이라 했다. 하지만 개와 원숭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동물학적 근거는 없다고 한다.
원숭이에  관한 고사성어로 조삼모사(본지'15.9.18보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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