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세 밑 끝자락에서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며 올 한해 우리 남해신문은 독자들에게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 우리 지역의 오늘과 미래를 두고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고 고민했는지를 함께 되돌아보게 된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좀 더 발전적 대안을 함께 제시할 수는 없는지 발로 뛰며 고민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언론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 또 매주 독자들의 매서운 눈에 읽히게 될 기사들이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고 있거나 혹여 사실과 다른 정보가 전달되지는 않을지 하는 노파심에 한 주 한 주를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살피고 챙겼음에도 한 해를 되돌아보는 이 시점에서는 만족보다는 아쉬움과 때로는 얼굴이 붉어질 정도의 부끄러움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특히 청양의 해, 을미년이라 양의 성품을 닮아 평온하고 온화한 세월을 기대했는데 정작 올 한해를 되돌아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해였던 듯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군민들은 메르스사태와 적조, 쌀값 폭락 등의 대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한 한 해를 보냈지만 우리 지역의 사회 지도층간의 불협화음은 오늘까지도 여전히 갈등과 반목의 불씨를 안은 채 대결구도를 이어오고 있다. 이같은 갈등으로 인해 빚어진 송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 한 손에 꼽히지 않을 정도다.
올해는 소통(疏通)을 말하는 입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워 서로를 향해 ‘불통(不通)’이라고 외치는 고함소리가 계속 이어졌고, 이같은 갈등은 아직 명확한 사법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의혹에만 그치고 있는 인사 비리의혹 제기 등과 겹쳐 군민들의 머리와 마음을 혼란스럽게만 만들었다.
특히 군의회와 집행부가 최근까지 보여준 모습은 작은 갈등의 불씨를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과정을 밟아오며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치유하려기보다 지속적인 갈등양상을 각자의 자존감이나 힘겨루기 양상으로 만들어 온 측면이 크다.
내년도 예산 심의과정에서 군의회와 남해군의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새해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같은 갈등 상황은 전언한 소통의 부재 탓이다. 그러나 을미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소통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 볼 필요가 있다. 소통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기본에 충실한 것인지를 따져야 하고 공익을 위한 것인가를 각자에게 자문(自問)해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한 치 양보없는 의회와 집행부간의 접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팽배했지만 결국 결과는 ‘군민의 삶과 행복’이라는 대명제로 귀결되는 성과를 거뒀다. 집행부가 의회를 존중했고 군의회가 군민의 대의기관으로 군민의 삶과 직결된 예산안에 대해 정말 군민을 중심에 두고 그 기능을 다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그간의 갈등양상을 지켜보던 군민들에게 새해를 앞두고도 희망을 말할 수 없게 했던 상황에서 작은 희망의 빛을 본 듯한 기분이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군민의 안녕과 지역의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향해 대결이 아닌 화해로 군민들에게 박수 받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올 한해도 남해신문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와 함께 만복이 함께 깃드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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