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절차 및 업체 평가·선정 부적정” 감사 결과 발표
조형물 업체 평가 오류로 순위 뒤바뀌어, 특혜시비 예상

올해 4월말 공원사업시행허가 등 행정절차 미이행 상황에서 공사계약이 체결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정행위로 논란이 된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최근 발표돼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감사원은 올해 4월말 <남해신문> 최초 보도로 논란이 된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행정 절차 및 업체 선정에 있어 부적정한 행정행위가 있었다며 지난 13일 남해군에 ‘주의 요구’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사원이 조형물 제작설치업체 평가 및 선정과정에서 기준과 다른 평가로 최종 선정업체와 차순위 탈락업체의 순위가 바뀌는 등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한 대목은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로 비화될 여지가 있어 이에 관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남해군은 최초 논란이 제기될 당시 본지 취재 과정 중 “조형물 제작설치업체 선정과정은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해명만 되풀이하며 평가서 등 관련서류 일체에 대한 열람이나 공개 등 취재과정에서의 정보접근을 철저히 제한해 의혹을 키운 바 있으며,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업체 평가 및 선정과정에서 부적정 지적이 나온 만큼 남해군의 책임있는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감사원 지적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감사원은 ‘설계 미보완 및 부지 일부 미매입 상태에서 공사계약 체결’이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남해군이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연공원법에 따른 토지소유권 확보 또는 토지사용 승낙이 이뤄져야 하나 토지수용재결 신청 등의 절차도 밟지 않고 또 공사시행의 필수시설인 접안시설이 미반영된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보완 조치없이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등 6건의 공사계약을 체결해 선급금 19억 53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남해군은 해당기간 이자 2100만원의 손실을 가져 왔으며, 공사기간 지연으로 인한 간접비 비용 분담 문제가 대두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조형물 제작설치사업 업체 선정의 부적정성도 지적했다.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 중 서포문학관 야외전시장 조형물 구운몽원 제작설치사업(계약금 4억6000만원) 업체 선정 및 평가 과정에서 감사원은 남해군이 계약업체를 선정하기 위해서 제안서 평가기준에 따라 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작가경력과 경영상태, 평가위원들의 정성평가 항목 등에서 제안서 평가기준과 다르게 평가해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남해군은 참여업체의 제안요청서 중 작가경력에서는 조각전공 학력이 박사일 경우 2점, 석사는 1.5점을 부여하도록 돼 있으나 최종 선정된 A 조형연구소의 경우 조각작가가 석사학위를 취득했음에도 박사학위에 해당하는 2점으로 평가했다. 경영상태에서도 공동수급체인 건설회사의 신용등급확인서는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항목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정된 A연구소의 경우 공동수급체인 H사의 신용등급확인서를 제출했으므로 미제출로 봐 3.0점으로 평가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4.0점으로 평가했고, 경합을 벌인 B 조형연구소의 경우 공동수급체인 Y사의 신용평가등급서를 제출하자 미제출로 봐 3.0점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한 평가를 위해 이해관계자는 제척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음에도 A조형연구소 대표가 소속된 미술협회 소속 분과위원이 평가위원으로 선정돼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감사결과 중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은 남해군의 평가 과정에서 생긴 오류를 수정 평가하면 최종 선정에서 탈락한 B 조형연구소가 협상대상 1순위가 된다고 설명한 점이다.
이같은 감사원의 설명과 지적은 조형물 제작설치사업 업체 선정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해군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는 했으나 노도 문학의 섬 조성사업은 지적된 사항에 대한 보완 조치를 거쳐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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