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이 아주 가까운 사이로, 임금이나 신하의 두터운 교분이나 부부의 금실(琴瑟) 등, 아주 친밀한 사이를 비유한 말이다. 무쇠와 돌처럼 단단한 친구사이를 ‘금석지교(金石之交)’라 하며, 죽음을 함께 할 정도로 목숨을 걸고 맺은 친구를 ‘문경지우(刎頸之友)’, 서로 뜻이 통해 편안한 사이를 ‘막역지교(莫逆之交)’, 무엇이든 허물없이 받아들이는 ‘관포지교(管鮑之交)’, 어린시절 함께 자란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 등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말하는 고사성어가 즐비하다.
중국 후한(後漢)말, 유비에게는 관우와 장비와 같은 용장은 있었지만 천하의 계교(計巧)를 세울만한 지략이 뛰어난 모사(謨士)가 없었다. 이럴 때 제갈공명과 같은 위인(偉人)을 얻어 유비의 기쁨은 두 배였다. 제갈공명은 부국강병의 실리를 얻고자 손권(오吳나라 개국시조)과 결탁하여 조조(曺操)를 고립시킨 후 시기를 보아 조조를 토벌할 것 등 천하평정의 계책을 말하자 유비는 전적으로 받아들여, 제갈공명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며 두 사람간의 교분은 날이 갈수록 두터워져 갔다.
그러자 관우와 장비는 불만을 가득 품게 되었다. 새로 들어온 젊은 제갈공명에게 믿음과 정을 듬뿍 주었기에, 자기들은 가볍게 취급 받는 게 불만이었다. 당황한 유비는 관우와 장비에게 위로하며 “내가 제갈공명을 얻어 함께 하는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라고 하면서 “부디 두 번 다시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지 말아주게나”하고 타일렀다고 한다. 여기서 수어지교는 임금과 신하와의 끊을 수 없는 사이를 말하나 지금은 군신(君臣)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관계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장군이며 정치가인 윈스틴 처칠 수상에 관한 일화다. 처칠이 어렸을 때 런던 템스 강에서 수영을 하다 깊은 물에 빠졌다. 허우적거리며 “사람 살려요”라고 소리쳤지만 구해줄 사람이 없었다. 마침 지나가던 청년이 뛰어들어 처칠을 구했다. 처칠의 할아버지가 청년에게 “은혜를 보답하고자 하니 소원을 말해 보시요”라고 하자 청년은 “저는 의학공부를 하는 것이 소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기까지 학비를 대줬다. 그 청년이 바로 페니실린의 발명가 알렉산더 플레밍이며 이 약으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세계 2차 대전 때 처칠장군이 아프리카 전쟁에서 큰 병에 걸렸다. 소식을 접한 플레밍은 아프리카로 건너가 페니실린으로 병을 고쳤다. 처칠과 플레밍은 서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도와주고 은혜를 갚으며 아름다운 우정을 키웠다. 각박한 세상 우정이야말로 미덕이 아닐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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