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군민과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린다. 지면을 통해 군민과 독자를 만나는 것도 발행인으로서의 소임이긴 하나 `글`은 `말`과는 달리 여전히 조심스럽다. 어른 손바닥 남짓한 공간이지만 `발행인칼럼`이라는 이름을 단 이 글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오랜 고민 끝에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지역 언론간 문제를 지면(紙面)에 싣는다는 것이 일부 독자에게는 본의 아니게 불쾌감을 드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 때문에 조심스럽다. 미리 정중히 양해를 구하며 지난 지방선거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양 지역신문간의 갈등에 대해 조심스레 입을 떼고자 한다.
 본지 전임 대표이사 재직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집행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과정이 상대지 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유와 과정이 어떠했건 좋지 못한 일로 상대지에 여러 차례 회자되는 상황이 필자로선 불편한 것이 사실이고 그 중 일부 보도에서는 가정을 전제로 했으나 `본지 창간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이니 하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한 대목에선 실소(失笑)가 터지기도 했다. 주변에선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추측이나 가정을 전제로 한 의도성 짙은 보도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지역언론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진중한 대처를 주문하는 의견도 전했다. 그간 필자는 상대지의 어떤 보도에도 본지 지면을 통한 대응만은 자제해 왔다. 때로는 추스르기 힘든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지만 자제해 온 이유는 선거로 인한 갈등을 언론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리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약속컨대 앞으로도 본지는 이같은 입장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그러던 중 최근 IGCC 국가계획 확정 보도와 관련해 상대지 칼럼니스트가 본지 보도내용을 인용해 본지에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논조의 칼럼을 게재했다. 솔직히 말해 불편함을 넘어 적잖이 유감스럽다. 더구나 해당 칼럼니스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본지 논설위원으로 있으면서 화력발전소 유치과정에서 당시 정현태 군정에 대해 누구보다 날선 비판의 글을 싣기까지 했던 이다. 불과 몇 년 전 그가 쓴 칼럼과 최근의 그것을 비교하면 동일인이 쓴 것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의 자유재량에 달린 가치관과 성향의 변화, 그리고 그가 지난 선거 이후 `정치는 실사구시`라며 `적과의 동침`을 언급했던 그의 판단과 선택을 필자의 기준에서 시비(是非)의 문제로 따질 요량은 아니다. 허나 한 가지 솔직하게 묻고 싶다. 지금 자신의 글이 독자를 위한 것인지, 자신을 위한 것인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상대 매체에게도 정중히 제안한다. 우선 본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상대사의 어떠한 비난이나 의도성 짙은 공격적인 보도행태에도 개의치 않고 본지의 소임을 묵묵히 해 나갈 것이다. 그간에 본지가 상대사의 끊임없는 보도에도 단 한 차례도 지면을 통해 대응한 일이 없었듯 이같은 제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제안한다. 더 이상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양 언론이 비록 견해는 다를지라도 군민과 지역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되기를 기대한다. 열악한 여건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더라도 서로 비방과 험담으로 인해 군민과 독자 모두에게 실망을 주기보다 언론으로서의 품위를 지켜 서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언론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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