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립합창단, 행정의 경직된 규정 적용에 불만 제기

군, “문화체육센터 리모델링에 따른 적법한 행위”

최근 문화체육센터내 ‘사랑방’ 개설 문제로 마찰을 일으킨 바 있는 남해군 문화관광과와 남해문화원이 군립합창단의 시설 이용 문제로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남해문화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남해군은 오는 24일 문화체육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인 공연을 이유로 소공연장에 두고 군립합창단 연습에 사용해 온 그랜드피아노를 다목적홀로 옮기게 됐고, 군립합창단 측은 오는 9월 예정된 합창대회 연습을 위해 이번 공연이 끝난 뒤 다시 원래 피아노가 있던 위치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남해군에 전했다는 것.

이같은 군립합창단의 요청에 군은 “공연 이후 ‘작은영화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다목적홀에 그대로 둬야 한다”며 이같은 요구를 묵살했으며 6월말께는 지난 8년 동안 군립합창단이 자체 관리해 오던 피아노 열쇠까지 회수했다.

갑작스런 피아노 설치장소 이전에 더해 사용시마다 군에 피아노 열쇠를 받아서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안게 된 남해문화원과 군립합창단 관계자는 지난 22일, 군 문화관광과를 방문해 오랫동안 자체 관리해왔던 점과 해당 피아노가 2007년 군립합창단 창단시기 연습용으로 남해군이 지원해 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존에 이용해 오던 방식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이에 남해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해당 피아노는 남해군의 자산이다. 군 자산 관리는 군청이 하는 것이 원칙이라 피아노 열쇠를 회수했다”며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원과 군립합창단 관계자는 “지난 8년간 자체적으로 관리해 온 피아노 열쇠를 하루아침에 군 자산이라는 이유로 회수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남해군의 경직된 규정 적용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들은 “오는 9월 전국합창대회를 앞두고 출전 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습장소로 부적합한 다목적홀로 피아노를 옮긴 것도 그렇고 연습 때마다 군청에 가서 열쇠를 받아오고 다시 반납하기를 반복해야 하는 것도 선뜻 용납하기 힘든 남해군의 요구”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이같은 문화원과 군립합창단 측의 반응에 대해 “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은 현재 작은영화관 조성을 위한 입찰절차를 마친 상태여서 늦어도 7월말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피아노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원과 군립합창단 관계자들은 “단순히 피아노 위치를 조정하고 그 피아노가 군 자산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식의 남해군 행정행위가 과연 군민을 대하는 태도로 적절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한 뒤 “하다못해 전셋집 계약도 집주인과 세입자간 사정은 서로 봐 주는데, 명색이 군립합창단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예술단체를 대하는 공무원의 태도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군립합창단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남해군내 체육분야는 시설이나 군 재정에서도 큰 비중을 유지해 왔지만 지역 내 문화예술분야는 늘 소외된 측면이 강했다”고 지적한 뒤 “흔히 ‘문화수준은 곧 그 지역과 그 지역민들의 의식수준’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지금 군립합창단이 피아노 열쇠 하나 때문에 처하게 된 상황을 보니 스스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립합창단은 문화체육센터 내 다목적홀에서의 합창연습은 사실상 불가능한 여건이어서 합창장소로 적합한 타 시설 내 공간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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