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ㆍ리더십ㆍ예체능 등 다재다능
아버지 이어 하버대 진학 목표
9월에 ‘필립스 아카데미’ 진학

지난 6월 열린 ‘The Fessenden School’ 졸업식에서 수석졸업메달을 포함해 5개의 메달을 수상한 유영하군.

서울 강서구에서 유광사여성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광사 원장의 손자 영하(榮夏)군이 지난 6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의 명문 사학 ‘The Fessenden School’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영하군의 아버지는 유광사여성병원 불임의학연구소장인 유상욱 박사로, 아버지 유 원장에 이어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5년간 수학한 산부인과 전문의다.

‘Head of school’ 메달 수상

영하군은 졸업식장에서 이 학교 최고 메달인 △Head of school(학교 전체 수석) △Head of 9th grade(9학년 전체 수석) △Daniel W. Senecal Award for Excellence In Science(과학상) △The Abraham Shindler Award(동급생과 후배들에게 모범이 된 학생에게 주는 상) △Lincoln prize(composition상) 메달 2개 등 총 다섯 개의 상을 받았다.
그동안 혼자 미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손자가 안쓰러웠던 유광사 원장과 부인 박경순 여사는 손자의 수석졸업 소식에 요즘 마냥 행복감에 젖어있다. 아무리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유 원장 부부가 생각하기에 영하군은 대견하고 기특하기 이를 데 없다. 3년 전 그때가 떠올라서다.
영하군은 아버지 유상욱 박사가 하버드 의대에 재학 중일 때 미국에서 5학년까지 학교를 다녔다. 아버지의 귀국과 함께 국내에 들어와 국제학교 6학년에 다니던 영하군이 어느 날 할아버지 유 원장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할아버지, 저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손자의 당돌한 요구에 유 원장이 “그러면 가족들이 보고 싶지 않겠니?”라고 물었더니 영하군은 “방학 때 보면 되잖아요”라고 또박또박 답했다고 한다.
유 원장은 이 정도면 어디 보내놔도 되겠다 싶어 흔쾌히 손자의 뜻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영하군은 본인이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기숙사가 있는 ‘The Fessenden School’을 찾아내어 선택하였다. 할아버지의 믿음대로 영하군은 미국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고 수석졸업이란 선물까지 가족들에게 안겼다.
영하군은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의 학생이다. 이러다보니 재학 중 남다른 리더십을 보였다고 한다. 2학년 때 3학년을 제치고 교내 축구팀과 테니스팀 주장을 할 정도였다. 피아노와 뮤지컬 등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영하군이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영하군의 어머니 김희정씨의 노력과 정성이 뒷받침 되어서다. 유 원장 부부는 이런 며느리가 든든하기만 하다. 김희정씨는 이 같은 시부모님의 칭찬에 “할아버지?할머니께서 학비를 대주지 않으셨다면 영하 미국 유학은 물론 수석졸업은 어림도 없을 것”이라며 공을 시부모님께 돌렸다.
김희정씨는 이화여대 출신으로 2남1녀 자식 뒷바라지를 야무지게 하고 있다. 영하군 외에 큰딸인 승림양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5학년 때 한국에 와서 중학교를 마치고 현재 국제고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막내 성하군은 국제초 2학년이다.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영하군은 아직 꿈을 정하진 않았다. 다만 할아버지처럼 사회에 이바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만은 확실하다. 영하군은 요즘 점점 더 할아버지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인터넷에서 할아버지를 검색하면 많은 기사를 접할 수 있다. 모교인 고려대 후배들을 위해 30억 원을 쾌척하셔서 유광사 홀이 만들어진 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의 이사로 선임되신 것, 강서구장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시는 일, 봉사활동 공로로 동백장과 모란장의 훈장을 받으신 일, 고향 남해를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으시는 일 등 할아버지의 봉사와 헌신 앞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할아버지를 닮고자 영하군도 여름이면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롤 모델인 할아버지를 따라 조금씩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광사 원장 가족사진.

방학에도 자기연마 삼매경

미국은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9월학기제라 영하군은 요즘 서울에 와 있다. 하지만 눈코 뜰 새가 없이 바빠 할아버지?할머니와 식사 한 끼 제대로 못할 정도다. 졸업한 학교에서 뮤지컬을 했는데 푹 빠져버렸다. 입학할 학교에서도 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 요즘 보컬레슨을 받고 있다. 이 뿐 아니라 테니스, 수상스키, 축구,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 또 학교신문 사진기자가 되고 싶어 사진도 배운다고 한다. 지난 11일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아티스트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나가기도 했다.
영하군이 수석 졸업한 ‘The Fessenden School’은 미국 동부에 있는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사학중의 하나이며 미국 내에서 명성이 높은 남자 기숙학교다. 보스턴 중심에서 15㎞ 정도 떨어진 주거지역인 웨스트뉴튼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학교는 1903년 설립되었으며 유치원부터 9학년까지 다닌다. 기숙사 생활은 5학년부터 가능하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교육방향을 제시해주고, 학교수업을 수행해 나가는 법, 올바른 습관 및 행실을 지도함으로써 향후 학생들이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삶을 펼칠 수 있게 한다. 수준 높은 교육, 학생 상호간의 우애, 책임감 있는 역할, 철저한 학생관리, 각종 문화활동 등을 강조한다.
이 학교의 장점은 학생들을 위한 35개 동의 건물과 2개의 수영장, 2개의 실내체육관, 9개의 운동경기장, 13개의 테니스 코드, 실내하키장 등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 같은 기숙사 생활은 학생들이 마치 집에서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 관리한다.
영하군이 9월 입학할 ‘필립스 아카데미’는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립 기숙학교로, 매사추세스 주에 위치해 있다. 1778년 미국 교육의 개척자로 불리는 사무엘 필립스 주니어가 세웠다. 당시 미국은 독립전쟁 중이었는데 사무엘 필립스 주니어는 자신이 운영하는 총포화약 공장에서 만든 군수물자를 독립 혁명군 총사령관인 조지워싱턴 장군에게 보내 그를 도왔다.

 ‘The Fessenden School’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수석졸업 메달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 진학이 목표”

영하군은 뉴욕 사립학교와 필립스 아카데미 두 명문학교에 합격했으나, 명문대학 입학생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 ‘필립스 아카데미"를 택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조지 워싱턴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조카를 필립스 아카데미에 입학시켰다. 이를 계기로 필립스 아카데미는 정치인 자녀들이 선호하는 고등학교가 되었다. 1829년 동부의 최초 여학교였던 애벅 아카데미와 합병하여 남녀공학 학교가 되었다. 미국 내 다른 공립학교와 달리 다양한 과목들을 개설하여 300여개가 넘는 학과목이 있다.
총 1102명이 재학 중인데 이 가운데 802명이 기숙학생을 하고, 300여명은 통학생이다. 26개국에서 온 99명의 유학생들도 있다. 시험성적이 우수한 학생뿐만 아니라 예체능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학생들도 많이 입학하고 있다. 예일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미국과 해외의 명문대학 입학생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졸업생으로 죠지 W.부시, 조지 H.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영화배우 험프리보가트 등이 있다. 영하군은 “이 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공부한 하버드 대학에 꼭 진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혜원 기자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