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을 그린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용이 구름을 타고 날아 올라갔다’는 고사(古事)로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을 끝내어 완성시킬 때 일컫는 말로, 그냥 두어도 완벽한 그림이지만 무언가를 하나를 더한다면 최고의 걸작이나 가치가 된다는 뜻으로, 한자의 뜻을 그대로 옮기면 ‘용을 그리며 눈동자도 그려 넣는다’는 의미이다.
6세기 초 남북조시대 양(梁)나라에 유명한 화가 장승요(張僧繇)는 벼슬길에 오를 만큼 유명한 인물이지만 오히려 화가로 많이 알려졌는데 장승요는 붓 하나로 모든 사물을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언젠가 한 벽면에 울창한 숲을 그린 적이 있었는데 새들이 장승요의 그림을 진짜 숲으로 착각하여 벽으로 날아들다가 부딪혀 떨어져 죽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였다.
어느 날 장승요는 금릉(金陵:南京)에 있는 안락사(安樂寺)스님으로부터 벽에 용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찰의 넓은 벽에다 네 마리의 용을 그렸다. 실물 그대로 구름 속에서 서로 어울려 하늘로 올라가려는 장엄한 모양, 번쩍번쩍하는 비늘, 예리하게 펼친 발톱하나 하나에도 생명이 용솟음 칠 정도였다. 그림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꼭 한 가지 의심스러운 데가 있었다. 그런 찬사에서도 무한히 애석함을 금치 못한 점은 장승요가 그림을 그리면서 잊었는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어서 인지, 네 마리 용은 모두 눈동자가 없었다. 사람들은 장승요에게 용의 눈동자를 그려 넣을 것을 권유하자 그는 “내가 여러분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눈알에 점을 찍어 넣으면 이 용은 홀연히 벽을 차고 하늘로 날아오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눈알을 그려 넣으라는 의견을 성토하자 장승요는 결국 사람들의 강압에 못 이겨, 마지못해 할 수 없이 붓을 들어 한 마리의 용의 눈 가운데 점을 찍었다. 사람들이 격찬할 겨를도 없이 절간의 벽이 지진을 만난 듯이 흔들리며 번쩍하는 번갯불이 일고 요란스러운 뇌성이 터지면서 동시에 비늘을 희번덕거리며 한 마리의 용이 벽을 박차고 떨어져 나오더니 넋을 잃은 사람들의 머리 위를 날아 하늘을 향해 올라가 버렸다. 하지만 나머지 눈동자를 찍지 않은 세 마리의 용은 그대로 점잖게 벽에 누워 있었다. 용의 그림에 눈동자를 찍어 넣는 것처럼 그 끝처리기 완벽하다는 뜻의 화룡점정은 약간의 과장이 있기는 하나 어떤 일에 있어 마무리까지 완벽하기 일처리를 마친다는 의미로 흔히 쓰이는 사자성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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