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의원, “등자룡 장군 순국공원내 반영 재검토” 요구
박영일 군수, “등 장군, 사실 근거한 경쟁력 갖춘 콘텐츠”

郡, 일부 반대의사 수렴해 군민공감대 확보해 나갈 것
金, “이순신 순국정신 폄훼 우려, 충분한 의견수렴돼야”

오는 연말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조성사업이 한창 추진 중인 이순신순국공원내 정유재란 당시 명나라 장수로 참전했다 전사한 등자룡 장군 관련 형상화 반영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 17일 열린 남해군의회 제20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장 군정질문에서다.
새누리당 김두일 의원(남해군 나선거구, 고현·설천)은 이날 임시회 군정질문에서 올해 1월 박영일 군수를 비롯한 군 방문단이 등자룡 장군의 고향인 중국 펑성시를 방문하고 이순신순국공원내 등자룡 장군에 대한 전시연출방안을 설명하고 중국측 참여방안에 대한 협의를 거치는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이같이 이순신순국공원내 등자룡 장군의 형상화 작업이 추진된다면 이순신 장군의 순국정신을 기리는 애국성지로서의 역할을 해야하는 이순신순국공원의 조성 취지에 위배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군민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순신순국공원내에 등자룡 장군의 업적을 형상화시키는 일은 남해군민의 자긍심을 깨트리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대한민국 유일의 이순신 장군 순국성지로 조성돼야 할 노량 충렬사~고현 이락사 일대의 노량바다에 등자룡 장군을 형상화 하는 일은 이순신 장군의 순국얼을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군정질문 말미 보충질의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군민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나 공청회를 실시할 용의는 없냐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박영일 군수는 “등자룡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과 함께 전사한 인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시 서울대 강연에서 언급돼 전국 이순신 관련 지자체의 선점 경쟁이 일 정도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며 “이같은 확신에 근거해 1월 펑성시 현지 방문과 5월 우호교류의향서 체결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박 군수는 풍성시와의 관련 협의에 대해서는 “1월 최초 펑성시 방문시에서는 등자룡 장군 컨텐츠를 타 지자체보다 먼저 선점하기 위한 조사성격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등자룡 장군 동상건립 제안은 있었으나 별도의 합의는 없었다”고 답변한 뒤 이순신순국공원내 등자룡 장군 전시연출 구상과 관련한 사항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남해군의 관광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면 적극 개발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일부 반대의사가 있더라도 무시하지 않고 당위성을 피력해 군민공감대를 확보해 나가겠다”며 군의회의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이같은 박영일 군수의 답변에 대해 김두일 의원은 본지와 전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군정질문시 밝힌 것과 같이 “등자룡 장군을 순국공원내 이충무공과 동격으로 형상화 시킬 경우 순국공원의 당초 조성취지를 저해할 수 있고 민족의 자긍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오히려 등자룡 장군에 대한 형상화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순국얼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군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군정질문에서 김두일 의원과 남해군의 입장이 상호 배치되는 것에 대해 군민 여론은 ‘실리’와 ‘명분’ 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가 제기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먼저 실리를 주장하는 일각에서는 박영일 군수와 남해군의 답변에 지지를 보내며 “없는 사실조차 작은 명분을 토대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관광자원화하는 추세에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양국에서 모두 영웅으로 추앙받는 위인이 함께 모여 생성해 낼 수 있는 콘텐츠 시너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여론 중에는 박 군수의 답변 내용에 포함된 전국적으로 이순신 장군 관련 관광정책과 관광자원들이 천편일률적인 것에 비하면 이순신 장군과 등자룡 장군의 순국 정신을 한중 양국이 공동으로 활용하고 차별화된 역사관광 문화자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이들 중 일각에서는 김두일 의원의 군정질문 발언 중 “듣도 보도 못한 등자룡 장군”이라는 발언을 지적하며 보수적인 민족주의적 관점만에 치중할 경우 국가 경제 및 관광분야에서 점차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한 타 지자체와의 경쟁력에서 선점효과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순신순국공원내 등자룡 장군 형상화가 김두일 의원의 지적대로 너무 과도하게 이뤄질 경우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를 표하며 집행부가 이같은 김두일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군민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 논란에 대해 오랜기간 향토사학자의 입장에서 이순신 관련 연구를 비롯해 등자룡 장군과 관련된 사료 연구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정의연 한국향토사연구전국연합회 부이사장은 “거시적이고 광의적인 범위에서 이번 논란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시진핑 주석의 방한시 등장군에 대한 언급 이후 타 지자체에서도 이 컨텐츠를 선점하기 위한 분위기가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타 지자체의 경우 일시적인 등자룡 장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기위한 일회성 정책의 임의적 사안이라면 남해군의 경우 이순신 장군과 등자룡 장군 등 한중 양국의 역사 속에서 ‘애국장군’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두 장수의 공통된 순국지라는 유일무이한 장소적 상징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 정 부이사장은 “이같은 의미를 확장시켜보면 노량해전이 유일한 조·명·일 3국이 참전한 국제해전이자 이순신 장군은 말할 것도 없이 명나라 사료와 정사를 토대로 한 등자룡 장군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관광자원화, 중국관광객 유치 경쟁력까지 확보되는 만큼 두 장군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컨텐츠 파워가 융합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정 부이사장은 등자룡 장군에 대한 형상화이건 컨텐츠 반영은 넓은 시각에서 필요하지만 어떻게 형상화하고 반영해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수위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의회 군정질문으로 불거진 이순신순국공원내 등자룡 장군 컨텐츠 반영 여부, 향후 이 논란에 대한 군민 여론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싣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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