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별 맞춤 취업욕구조사 등 사회 인프라 구축 시급
장애인 개인 노력과 기업의 장애인 고용 인식변화 필요

1981년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애인의 날’이 올해로 35년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전반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최종 자립생활을 하기까지 필요한 경제활동 즉 ‘노동자’, ‘구직자’로 겪는 어려움은 여전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청년 취업문제가 한국사회의 전반의 이슈로 부각될 만큼 ‘취업’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지만, 장애인의 경우 그 어려움은 배가 된다. 특히 남해와 같은 군 단위 농어촌 지역에서의 장애인 구직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남해군내 장애인 취업의 현실을 되짚어 본다.<편집자주>

남해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 직업재활 프로그램 '바리스타'교육 모습
지난 1991년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전국적으로 한국사회의 장애인 고용률은 1991년 0.43%에서 2013년 2.39%로 5배 이상 급증했다. 또 장애인 고용의무기업체도 2004년 1만6950개에서 2013년 2만6473개로 꾸준히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은 작고, 제한도 많다.
특히 남해군의 경우 일을 하고 싶어도 일 할 곳이 없는 ‘일자리의 부재’가 장애인 취업의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해군에는 (2015년 4월 기준)전체인구 46,357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4,644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다.
주요 경제활동 인구에 해당하는 25세~49세 장애인 수가 621명이며, 점차 경제활동을 실시할 수 있는 15세 전후의 장애아동들도 성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장애인의 일자리에 대한 지역사회 및 지자체의 관심이 있어야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군내 대부분의 산업 형태가 농어업과 같은 1차 산업이 주가 되는 농어촌 사회로 도시와 같이 많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가용사업장을 지닌 기업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고등학교까지 졸업 후, 사회가 아닌 집으로 또는 복지관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군에서는 유일하게 군 및 교육청 등 행정기관에서 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한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경제자립을 돕고자 추진 중인 ‘공공일자리 사업’이 장애인이 스스로 지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개창구로 알려져 있지만, 모집인원이 남해군청의 복지행정도우미 및 장애인주차단속보조요원 등 전체 19명, 남해교육지원청 행정도우미 1명으로 고용규모가 변함없이 작아 임시방편 밖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장애인의 취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이미 사회 전반에 만연한 고용주, 즉 기업인의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구직 과정에서 중증장애인은 경증장애인에 비해 차별을 받기 쉬우며 장애인 특별채용 현장에서도 기업은 중증장애인보다 경증장애인을 더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인 즉 대부분의 사업주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통해 이윤을 확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데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것은 이러한 기업의 목표를 추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으로  장애인의 고용을 섣불리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커피전문점으로 군내 장애인의 바리스타훈련을 지원하고, 현재 장애인을 고용해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는 ‘콩반쪽애’ 송순영 실장은 “기업에서 장애인을 고용해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란 것은 경험하지 않고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송 실장은 “몸이 불편한 사람보다는 건강한사람이 조금 더 힘을 써야하는 것은 당연한일, 단지 장애인이라고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닌 같이 겪고 생활하며 느끼려고 노력하는 기업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장애인 고용은 평범한 일 혹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송 실장이 최근 이동면 장평소류지에서 열린 튤립축제 기간에 장애인을 고용해 커피점을 운영해 장애인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도 수익금 일부를 남해군향토장학회에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도 하는 모습을 본다면 장애인 고용으로 기업의 수익활동이 어렵다는 것은 편견이었음을 반증했다.
분명 지역사회의 장애인 맞춤 직업재활의 인프라를 구축과 고용주의 인식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누구에게 받는 것이 아닌 나의 일로서 누군가에가 나눌 수 있도록 장애인 개인 스스로가 역량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이 전재되었을 때, 지역사회의 노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2년부터 바리스타자격증을 준비하고, 주변의 도움으로 진행된 훈련과 개인의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 바리스타로 콩반쪽애 커피전문점에 근무하고 있는 정태화 씨는 “커피를 배우기전 여러 가지 일은해봤지만, 커피 만드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며, “하나하나 준비해 처음 출근해서 내가 만들어 준 커피를 사람들이 먹고 좋아하면 그걸로 괜히 뿌듯하고 자심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태화 씨는 지난해에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는 등 다양한 경험과 도전으로 자신의 전문분야를 키워서 자신의 직업으로 소화해 지금도 바리스타란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이 장애인의 취업을 가로막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장애인의 고용에 대한 지역사회 기업체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장애인의 장애유형에 맞는 맞춤형 직업재활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각자의 장애인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주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남해군내 장애인의 취업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남해군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지역사회가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맞춤형 직업재활 프로그램의 발굴 등의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장애인들이 남해에서 겪는 취업의 턱이 조금은 낮아지지 않을까.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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