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2015년 상반기 정기인사가 지난 20일자로 단행됐다. 이번 인사로 승진 또는 전보된 인원만도 271명, 남해군 공무원 정원인 564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인사조치에 포함된 ‘매머드급’ 인사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민선 6기 군정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군의회 의결을 거쳐 올해부터 적용된 조직개편도 이번 인사로 틀을 갖추게 됐다.
특히 이번 인사는 총 7명의 5급 사무관 승진과 11명의 6급 명예퇴직자로 인해 6급 일반승진도 예년 인사 수준에 비해 늘어난 인사요인이 있었던 탓에 공직 내부는 물론 대외적인 군민들의 관심도 지대했다. 또 올해가 사실상 지난 7월 출범해 약 6개월에 걸쳐 예열을 마친 민선 6기 군정수행의 원년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향후 박 군수의 군정철학을 담아내고 군정방향의 기본틀을 구체화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탓에 더욱 관심을 끌어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예년의 인사 규모에 비해 인원면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대적 인사였지만 인사 이후 평가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상대적으로 타 직급에 비해 대외적 관심이 큰 5급 사무관 인사에서 박영일 군수는 지역정서를 반영한 연공서열 우선의 균형인사 원칙을 지키며 인사로 인한 조직내부의 균열을 예방하는 효과를 꾀했고 하반기 공로연수 등의 추가 인사요인까지 염두에 둔 전보인사로 조직안정을 꾀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단행한 점 등이 인사 후 논란을 줄이고 호의적 인사평가를 낳게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6급 인사에서도 근속승진제 도입으로 인해 장기 무보직 6급 공무원에 대한 사기 저하와 업무효율성 저하 등의 우려가 지속됐던 상황이 명예퇴직자의 증가로 인해 보직 적체 해소의 여력이 생겼고 이에 더해 청내 조직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순환보직 인사를 단행한 점 등도 이번 인사 이후 ‘뒷말’을 줄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호 3면과 4면에 걸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며 이번 인사에 대한 특성을 풀이한 것으로 전반적 인사 평가에 대한 진단을 갈음하고 본 칼럼에서는 이번 인사의 긍정적 측면보다 아쉬움 또는 구조적 문제에 따른 개선에 남해군의 고민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보고자 한다.
비록 남해군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남해군의 공무원 배치 구조를 살펴볼 때 조직의 핵심이자 간부 공무원과 하위직 공무원의 가교역할을 할 ‘허리’가 약한 점은 지속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대목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년대 말 출생의 공무원 층이 두텁고 2000년대 초반부터 IMF 경제 위기 후 구조조정과 신규충원 자제로 빈 공백을 신규 공무원 채용으로 메꾼 탓에 공무원 인적자원의 구조가 안정적인 항아리형이 아닌 모래시계형을 띠고 있는 점은 조직내 세대 갈등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확보하고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지속적인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또 이번 인사에서 별다른 논란없이 조직안정을 도모하는 인사를 단행한 긍정적 평가는 있지만 무조건적인 연공서열 우선의 균형인사 원칙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눈에 띄는 군정현안업무에 뛰어들고자 하는 공무원들의 의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우려되며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행정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지원부서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로 연결될 수 있기에 균형인사와 발탁인사의 황금분할비율을 찾는데도 고민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사는 마무리됐다. 대체적 호평 속에 마무리된 남해군 인사, 이제는 틀을 갖춘 조직에서 군민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군정을 수행하는 일만 남았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